의료기기의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사각기둥 형태 발화점
화재당시 비상경보기 등 소방시설 정상 작동
대형종합병원인 광주 조선대병원 수술실 전력공급장치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화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전기적 요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1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2분께 동구 학동 조선대병원 신관 3층에 있는 7번 수술실에서 불이 났다.
불은 수술실 내 전력공급장치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장치는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각종 의료기기의 전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의료용 멀티콘센트'로 사각기둥 형태로 설치됐다.
4개 면에 각각 110v용 플러그 소켓(콘센트) 2구와 220v용 플러그 소켓 4구 등 6개씩 총 24구의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는 장치다.
당국은 화재 당시 이 장치에 일부 의료기기 전원이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정확한 종류와 사용 규모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전력공급장치에서 불이 시작된 만큼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기적 요인 중에서도 누전이나 전력 과부하, 전선 단락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최근 10년간 발생한 화재 중 상당수는 부주의나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전체 화재 40만5천977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9만6천901건(23.9%)에 달했다.
부주의 20만931건(49.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의료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68건이다. 부상 7명, 12억1천4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 등이 났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원인은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며 "과학적 조사·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화재는 의료진이 소화기 등을 사용해 10여분 만에 자체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 35명이 연기를 마셨고, 일부는 산소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건물에 있던 환자와 의료진 등 40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화재 당시 비상경보기 등 소방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수술실 내부는 화재보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때 물에 의한 피해가 더 심각할 수 있어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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