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19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인터넷은행 업계 2위 케이뱅크의 순이익을 웃돌았다. 은행연합회 회원사(특수은행 제외) 중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을 갖추지 않은 토뱅이 신용대출만으로 케뱅을 앞질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7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67억원 대비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이 13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112억원 대비 약 23.6% 급증한 반면, 케뱅이 전년 동기 507억원 대비 약 68.2% 급감한 161억원에 그쳤다. 토뱅은 지난해 1분기 148억원에서 약 26.4% 성장한 18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특히 수수료수익으로만 약 150억원을 확보해 순이익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뱅의 독주 속 토뱅이 치고 올라오면서 케뱅이 뒤로 밀려난 모습이다. 이는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이자이익 부진이 심화된 까닭이다.
케뱅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0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57억원 대비 약 20%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가계대출을 제한한 가운데 수신잔액 확대로 이자비용이 상승한 게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7억원 대비 약 25.5% 늘었다.
업계 1위 카뱅도 광폭 성장 행보를 보였지만 이자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1분기 이자수익은 5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5058억원 대비 약 0.6% 감소했다. 다만 수수료·플랫폼 등에서 선방하며 비이자수익으로 약 32.9% 성장한 2818억원을 거뒀다. 구체적으로 1분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776억원을, 투자금융자산 손익은 16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카뱅과 케뱅의 여·수신 잔액은 올해 1분기에도 크게 성장했다.
카뱅은 1분기 말 수신잔액 60조 4000억원, 여신잔액 44조 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신의 경우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이 고루 증가했고, 여신의 경우 중·저신용자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중·저신용자 신규대출액은 올해 1분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1분기 포용금융 대출잔액 비중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뱅은 1분기 말 수신잔액 27조 8000억원, 여신잔액 16조 9000억원을 각각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5.9% 14.8% 늘었다. 수신은 은행권 수신금리 인하 및 자산시장 위축에 투자 대기자금이 파킹통장으로 대거 유입됐다. 여신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성장과 개인사업자대출 확대로 잔액이 크게 늘어났다. 1분기 평균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35.0%로 관리 기준인 30%를 크게 웃돌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양사 모두 금리인하 여파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했다. 카뱅은 올해 1분기 2.09%를 기록해 전년 동기 2.18% 대비 약 0.09%p 하락했다. 케뱅은 지난해 1분기 2.40%에서 올해 1분기 1.41%로 급락했다.
건전성은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카뱅의 1분기 말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1%p 개선된 0.51%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1%로 지난해 1분기 0.45% 대비 약 0.06%p 악화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6.08%로 전년 동기 28.82% 대비 다소 악화됐다. 카뱅 측은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신용리스크 정책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케뱅은 올해 적극적인 채권 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주력했다. 이에 1분기 말 연체율은 0.66%로 전년 동기 0.95%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좋은 수치다. NPL비율도 0.61%로 지난해 같은 기간 0.87% 대비 꽤 개선됐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14.39%였다.
카뱅 관계자는 "압도적인 고객 트래픽을 토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전 부문의 고른 균형잡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케뱅 관계자는 "1분기 적극적인 건전성 제고 노력으로 주요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AI 등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상생 금융 실천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발주자 토뱅의 광폭 성장 행보는 관전 포인트다. 토뱅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현재 주담대 상품도 한창 개발 중이다. 이은미 토뱅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주담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