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증' 찢는 간호사들…PA간호사 자격 법제화 요구 2차전

2025-06-02

'진료지원간호사 법제화 2차 촉구' 대회

간협 "정부 명단 관리 현장 목소리 대치"

표준 교육 부재, 오진·부적절 처치 '우려'

간호 부서 통일로 승진 체계 법제화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간호사들이 정부가 발표한 진료지원(PA)간호사 교육 이수증을 찢으면서 자격 체계 법제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협)와 간호사들은 2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진료지원 업무 수행 간호사 교육 및 자격 관리 투명화와 법제화 2차 촉구대회'를 열고 이같이 외쳤다.

진료지원간호사는 의사의 진료·수술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투입됐지만, 업무 범위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복지부는 지난달 21일 '진료지원 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진료지원간호사 업무 범위를 통합·조정한 바 있다. 간호협회, 의사협회, 3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등에서 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받으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이에 대해 간호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간협은 지난달 26일 복지부에서 1차 촉구대회를 열고, 진료지원간호사 자격증 전환, 교육 관리 이관 등을 요구했다. 이번 2차 촉구 대회에서는 진료지원간호사를 간호부서로 통일하고, 전문간호사 정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은 "정부는 여러 단체가 자율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누구나 다 할 수 있도록 신고제로 운영하겠다"며 "정부가 직접 명단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와는 분명히 대치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신 회장은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 교육을 신고제로 운영해 마치 복지부 산하의 몇몇 공무원이 컴퓨터 속 파일로 관리할 수 있는 업무인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이는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외쳤다.

이어 신 회장은 "수천 개의 교육기관에서 수만 명의 간호사들이 수백 가지 방법으로 교육돼 배출될 것"이라며 "방대한 교육 시스템을 공무원 몇 명이 책상에 앉아 제대로 관리 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임미림 전국 대의원회 의장도 "병원장이 발급하는 이수증 체계는 시대착오적"이라며 "교육 관리는 반드시 간호전문성을 갖춘 간협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표준 교육 방식의 부재도 지적했다. 교육을 이수했다는 병원장의 직인 하나만 있으면 어떤 간호사라도 법적으로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무면허 의료 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표준화된 교육과 충분한 실습 없이 자격 없는 간호사가 의료 현장에 투입된다면 오진과 부적절한 처치 등으로 환자의 건강 악화는 물론 소중한 생명까지 잃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환자를 대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전문·전담간호사 간호부서 통일도 요구했다. 현재 진료지원간호사 중 간호부서가 아닌 진료지원부서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간호부서와 부서가 다른 탓에 승진 체계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국장은 "이같은 체계는 승진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라며 "이 사람들은 유령 취급을 받아 영원히 간호사가 아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 의장은 "진료지원간호사는 독립된 전문성을 갖춘 의료 인력"이라며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에게 합당한 법적 지위와 처우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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