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힘이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

2025-03-21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개념은 사피어-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에서 비롯되었다. 이 가설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방식과 세계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우리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피어-워프 가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강한 언어적 상대성, 즉 언어 결정론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를 완전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약한 언어적 상대성은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치지만, 사고를 완전히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예가 에스키모어의 ‘눈’ 표현이다. 에스키모인들은 눈(snow)의 상태를 세밀하게 구분하는 여러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그들이 눈을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언어가 사고를 형성한다면, 우리의 언어적 능력을 확장하는 것은 곧 사고력을 넓히는 일과 같다. 독서는 다양한 표현과 개념을 익힐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정교한 사고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언어의 폭이 좁아지면 사고의 범위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 새로운 언어를 접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독서는 힘이다”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를 성장시키는 강력한 원리가 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그 말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한다. 단순히 언어가 우리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를 넘어서, 언어가 어떻게 우리의 사고의 틀을 형성하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짓는지를 의미한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고와 인식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며, 우리의 세계를 정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의 경험과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그 칭찬의 방식은 그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드러낸다.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과 “정말 멋지네!”라고 말하는 것은 같은 칭찬이지만, 그 표현의 뉘앙스와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다. 이처럼, 언어는 단순히 단어와 문법의 조합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깊은 내면을 드러낸다. 언어의 강력한 영향력은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시간’에 대한 언어적 표현을 살펴보자. 영어에서는 시간을 ‘흐른다’고 표현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시간을 ‘간다’고 표현한다. 이 두 가지 표현은 시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차이를 만들어낸다. ‘흐른다’는 표현은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인식하게 만드는 반면, ‘간다’는 표현은 시간의 흐름이 더 목적지로 가는 과정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이런 미세한 차이가 결국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언어는 우리가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존댓말과 반말의 구별은 단순히 언어적인 차원이 아니다. 이는 상호 존중과 위계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며,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진다. 이러한 언어의 규범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사회적 행동을 형성하고, 그것이 다시 사회적 구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언어의 영향을 받는 사고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언어는 때때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성별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성별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언어의 사용은 우리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 가지는 선입견을 더욱 공고히 하며, 그것이 사회적 차별이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의 사고방식, 사회적 관계,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운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지 결정하는 데 있어 언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더욱 신중하고 의식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언어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사고의 틀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독서는 곧 언어를 확장하는 과정이며,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지배한다. 우리가 가진 어휘의 범위가 곧 사고의 범위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있다. 즉,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만약 우리가 특정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적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개념 자체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넓히는 중요한 과정이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어휘와 개념을 익히면, 우리는 더욱 정교하게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사고를 전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학 서적을 읽으면 철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배우게 되고, 문학 작품을 읽으면 인간의 감정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의 사고력 또한 깊어지고 확장된다.

반면, 독서를 하지 않으면 언어의 범위가 좁아지고, 이는 사고의 폭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지 못하면 생각 자체도 단순해질 가능성이 크다. 마치 한 가지 도구만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처럼, 한정된 언어만으로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활동이다. 책을 읽으며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이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 즉, 독서는 힘이다.

장하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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