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손창환 감독이 건넨 약속, ‘창단 첫 봄 농구’

2025-07-31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19일 오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고양 소노는 2023년 7월에 창단했다. 그러나 창단 후 두 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잔뼈 굵은 지도자인 손창환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소노의 3대 사령탑이 된 손창환 감독은 구단과 팬들에게 약속을 건넸다. 그가 건넨 약속은 ‘창단 첫 봄 농구’였다.

‘선수 손창환’은 199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섰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손창환은 2라운드 7순위로 안양 SBS(현 안양 정관장)에 입단했다. SBS에 입단한 손창환은 1999~2000시즌부터 4시즌 동안 29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누적 출전 시간은 100분 미만(95분 58초)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선수 손창환’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선수 손창환’은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도자를 곧바로 한 것도 아니었다. 선수 시절과는 너무 다른 일을 경험했다. SBS 농구단 사무국 소속으로 홍보 업무를 이행했다. 사회 생활 속에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드래프트 때 SBS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트라이아웃을 했습니다. 아마 일당을 5만원인가 받았을 거예요. 동기들이랑 일당을 모아서, 밥 먹고 당구 쳤던 기억이 나요(웃음).

그리고 나서, 드래프트에 나섰습니다. 지명 받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다만, ‘어떤 팀으로 갈까?’라는 궁금증이 있었죠.

그러던 와중에, SBS로부터 부름을 받았습니다. 내심 안 갔으면 했어요(웃음).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들었거든요.

‘선수 손창환’을 돌아봐주세요.

열심히는 했어요. 열심히 슛 쏘고, 열심히 뛰었죠. 그렇지만 확실한 방향성을 갖지 못했어요. 또, 그때만 해도, 훈련 프로그램이 지금처럼 체계화되지 않았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생각이 동반되지 않은 열정’을 보여줬던 거죠.

은퇴 후에는 SBS 농구단 사무국에서 근무하기도 하셨습니다. 주로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홍보팀에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광고를 유치하고, 농구 대회 개최 업무를 했죠. 또, 안양시와 협의할 게 있으면, 안양시 관계자들을 찾아가기도 했고요.

STAFF

‘회사원 손창환’의 이력은 길지 않았다. SBS의 코치였던 이상범(현 부천 하나은행 감독)이 손창환을 전력분석원으로 추천했기 때문. 이로 인해, 손창환은 ‘KBL 전력분석원 초창기 멤버’로 거듭났다. 10년 동안 농구 영상과 씨름했고, 자신만의 농구 지식을 축적했다.

그리고 2015~2016시즌부터 안양 KGC인삼공사(현 안양 정관장)의 코치를 맡았다. 김승기 감독과 손규완 코치의 뒤를 보좌했다. 동시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2번의 우승(2016~2017, 2020~2021)을 경험했다. 지도자로서도 이력을 탄탄하게 쌓았다.

2005년부터 전력분석원을 맡으셨습니다. ‘KBL 1호 전력분석원’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하셨는데요.

홍보팀 업무를 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SBS 스포츠단 본부장님께서 “탁구 팀도 전력분석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농구 팀은 왜 없느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전력분석원을 해봐라”라고 제의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왜 이걸 해야 하나요?”라고 했습니다(웃음).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직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았거든요. 그때 이상범 감독님께서 저에게 “맥주 한 잔하자”고 하셨고, 저에게 “너 전력분석해”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안 할 거예요”라고 했고요(웃음).

그런데 다음 날 출근하니, 제 책상 위치가 달라졌습니다(웃음). 전력분석실도 따로 만들어졌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4개월 정도 파견 나갔습니다. 그 곳에서 영상 편집 요령을 배웠고요.

KGC인삼공사에서만 3번의 우승을 경험하셨습니다.

(전력분석원 때 1개의 우승 반지를, 코치 때 2개의 우승 반지를 획득했다)

첫 우승(2011~2012) 때, 기쁨이 컸던 것 같습니다. 울컥하기도 했고요.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일상은 우승 직후에도 진행됐기에, (우승도) 신기루 같았습니다. 허무한 마음도 들었죠.

2016~2017시즌 때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했지만, 2011~2012시즌 정도의 기쁨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펼쳐질 일상들을 걱정했거든요. 또, ‘지금의 전력을 어떻게 더 끌고 가야 할까?’를 고민했고요.

전력분석원과 코치로서 많은 경험치를 쌓았습니다. 어떤 것들을 가장 많이 느끼셨나요?

먼저 홍보팀 소속으로는 행정 업무를 배웠습니다. 전력분석원을 하는 동안, 농구를 보는 시야와 경험을 키웠죠. 그리고 코치를 맡은 후에는 이전에 경험했던 걸 표출했습니다. 그런 차이들이 존재했던 것 같아요.

고난과 시련

‘지도자 손창환’은 2022~2023시즌부터 데이원스포츠의 코치를 맡았다. 그러나 데이원스포츠의 재정이 탄탄하지 못해, 손창환 코치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놓인 선수들을 먼저 챙겨다.

2023~2024시즌부터 고양 소노의 코치를 맡았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이 2024~2025시즌 중 ‘수건 투척 사건’으로 자진 사퇴했고, 손창환 코치는 전력분석팀장으로 보직 변경됐다. 현장에서 한 걸음 물러났으나, 소노 구성원으로서 부담감을 느꼈다. 소노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2~2023시즌에는 데이원스포츠의 코치로 부임했습니다. 그렇지만 재정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다들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선수단 모두 하루하루를 버티려고 했거든요. 어떻게 버텼는지는 기억을 못하지만(웃음), 서로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다 같이 버텼던 것 같아요.

2023~2024시즌부터 소노의 코치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이 2024~2025시즌 중 자진 사퇴했고, 소노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습니다.

감독님의 소식을 들었을 때, 덜컹했습니다. ‘어떻게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제가 그때 아버님 병간호를 하고 있었기에, 더 정신없었던 것 같아요.

소노의 성적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래저래,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구단에서 저에게 “외국 선수 자료를 수집해주고, 전력분석을 도와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저는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려고 했죠. 그렇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팀 분위기가 확실히 좋지 않았습니다. 저도 ‘팀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고요.

HEAD COACH

소노는 2024~2025시즌 종료 후 김태술 감독을 해임했다. 해임 직후 새로운 사령탑을 임명했다. 전력분석팀장이었던 손창환 코치를 팀의 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보잘 것 없었던 선수가 한 팀의 감독으로 성장했다. 그것만 해도, 손창환 감독의 농구 인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감독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품어야 한다. 감독의 역량이 한 팀의 농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손창환 감독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팬 분들과 회사 직원 분들에게 ‘창단 첫 봄 농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 팀의 수장이 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가 더 명확하실 것 같아요.

목표는 무조건 ‘봄 농구’입니다. ‘창단 첫 봄 농구’죠. 그렇게 하기 위해, 외국 선수 선발에 공을 들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외국 선수 계약 속도가 왜 이렇게 느리냐?”라고 하셨지만, 저는 팀에 맞는 선수를 선발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태프들과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새롭게 선발한 선수들의 기량은 미지수입니다. 그렇지만 기존 선수들과 새롭게 선발한 외국 선수들의 합이 잘 맞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된다면, 저희 팀 성적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질 거예요.

앞으로의 소노는 어떤 평가를 받으면 좋을까요?

‘소노가 더 좋아졌다. 더 좋아질 거다. 계속 발전할 거다’라는 평가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그런 평가를 듣기 위해, 저희 모두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정 선수가 빠진다고 해서, 저희 팀이 문제점을 노출하면 안 됩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탄탄한 팀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앞서 말씀 하셨듯, 감독님께서는 소노의 ‘창단 첫 봄 농구’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을 실현한다면, 어떤 감정이 드실 것 같나요?

팬 분들과 회사 직원 분들에게 “창단 첫 봄 농구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만약 저희가 이번 시즌에 ‘봄 농구’를 실현한다면, 안도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감이요.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팬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봄 농구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소노를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일러스트 = 락(본문 첫 번째 사진)

사진 제공 = KBL(본문 2~4번째 사진),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본문 5~6번째 사진)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