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장으로 몰려간 부정선거 음모론자들···대선 불복 목소리도

2025-06-04

제21대 대통령선거를 두고 또 음모론이 제기됐다. 일부 세력이 이번에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선거 당일 전국 개표소에 나타나 이른바 ‘감시 활동’을 벌였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와 유튜버들도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며 ‘대선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밤 서울 중구 중구구민회관에 마련된 대선 개표소에서 200여 명의 선관위 관계자·개표 사무원 등이 분주히 개표작업을 진행했다. 사고에 대비해 서울중부경찰서·서울중부소방서 관계자들이 현장을 지켰다. 각 정당·후보자가 보낸 선거 참관인들과 자발적으로 참관을 신청한 개표참관인·관람인 30여명도 개표를 지켜봤다.

개표 관람인 일부는 가방에 ‘윤 어게인(Yoon Again·윤석열 어게인)’ 배지를 달고 다타났다. 관람인들은 참관인과 달리 개표장에 들어갈 수 없기에 이들은 개표장이 내려다보이는 관람석을 바쁘게 오가며 휴대전화로 개표 현장을 촬영했다. 한 관람인은 기자에게 “이번에 계몽돼서 부정선거를 감시하러 나왔다”며 “봉인지는 있는지, ‘벽돌 투표지’ 같은 건 없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표함이 새로 도착할 때마다 연신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이들은 한동안 새 투표함이 도착하지 않자 “12시가 넘은 시간인데 무슨 차가 막힌다고 투표함 배달이 안 오냐”고 말했다.

한 관람인은 투표용지를 가리키며 “저거 박스에 집어넣는 거 아니냐”는 등 계속 의혹을 제기했다. 3일 자정을 넘겨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확실하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자 이들은 “불복 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개표 현장 공무원들은 긴장한 기색이었다. 한 개표사무원은 “투·개표 과정에 관심이 많고 예민한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개표사무에) 임하고 있다”며 “실수나 잘못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표 중간 쉬는 시간에 선관위 관계자가 “참관인들은 촬영할 때 사무원 얼굴이 나오지 않도록 부탁드린다.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방송하기도 했다. 이를 들은 한 관람인은 “우리가 이상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참관 활동은 극우 성향 커뮤니티 등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관람인은 “촬영한 내용을 계속 보내고 있다”며 텔레그램 대화방을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같은 시각 500여명이 입장한 ‘부정선거 신고센터’ 단체 대화방에는 전국 각지 개표소를 촬영한 영상·사진과 “부정이 의심된다”, “선거에 불복하고 재선거해야 한다”등의 글 수백개가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극우 성향 유튜버·커뮤니티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불복을 주장하고 있다. 구독자 127만명 규모의 A유튜버는 4일 “이 많은 부정선거 의혹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했고 구독자 161만명의 B 유튜버도 “왜 승복해, 부정선거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 등 커뮤니티에도 3일부터 “김문수 후보가 선거에 불복하고 대선 무효를 선언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수십 건 이상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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