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주년을 맞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기능과 위상을 삼권분립에 걸맞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개혁자문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 상임위 운영과 교섭단체 요건 등을 정비하고, 개헌 논의도 새 정부와 협의해 본격화하기로 했다.
우 의장은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와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소추 등 지난 1년간 국회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헌법 수호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왔다”며 “이제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넘어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국회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먼저 국회 입법·예산 권한 강화를 위한 조직 및 인력 확충, 국회 경비·경호 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면서 “입법 역량과 의정 활동 지원을 구조적으로 보완해 어떤 상황에서도 국회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개혁자문위원회 출범을 통해 △원 구성 △상임위 배분 △법사위 개선 △교섭단체 요건 등 제도 전반을 재정비한다.
개헌의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우 의장은 “개헌도 국회가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할 과제”라며 “신임 대통령 의지가 확고한 만큼 국회가 중심을 잡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각제 전환 추진설'에 대해선 “이 자리를 빌어서 얘기하면 제가 내각제 추진한다고 하는데 내각제를 논의한 적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 중임제를 얘기하고, 5·18 헌법 전문 수록하고, 비상계엄을 하는데 국회 승인을 받게 해야 하는데 승인권이 없는 게 문제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방미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미 의원외교 일환으로 미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와 회동을 조율하고 있으며, 최근 관세 문제 등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해 국회 차원의 외교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국민연금 개혁, AI기본법 개정 등 주요 입법 성과도 언급했다. 국회 차원의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와 사회적 대화 기구 법제화 등을 소개하며 “법만 만드는 국회를 넘어 국민과 호흡하는 현장 국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남은 임기 동안 민주주의와 민생을 현장에서 지킨 국회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여의도 담장 안이 아니라 국민 속으로 진화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