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천천히 올리는 파스타, 근데 이제 ‘대체 곡물’을 곁들인…

2025-03-15

면 애호가인 30대 후반 직장인 안모씨는 이틀에 한두 번씩 면류를 즐기곤 했다. 그가 식생활 개선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에게서 “밀가루 음식을 줄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어도 귓등으로 넘겼던 그가 건강검진 결과 혈당과 체중 관리를 하라는 권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밀가루 음식을 주 1회로 제한하고, 대신 파스타를 선택했다. 빵을 만드는 일반 밀가루가 아닌 듀럼밀로 만든 파스타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혈당 지수(GI)가 낮아 비교적 건강한 선택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단단한 듀럼밀을 제분한 ‘세몰리나’는 일반적인 밀가루에 비해 입자가 크고 거칠어 체내에서 천천히 분해된다. 안씨는 “처음엔 단순히 파스타의 칼로리만 비교했는데, 제품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며 “지금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주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을 고려한 대체 곡물 파스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고단백, 저탄수화물(저혈당), 글루텐 프리 등 식자재 트렌드에 맞춰 통밀이나 병아리콩, 현미, 렌틸을 사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통밀 등 대체 곡물 파스타면 상품 수를 전년보다 38% 확대했다. 그 결과 매출은 50%가량 증가했다.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인 ‘룸모’의 경우 전체 파스타 판매량은 11% 늘었지만 통밀이나 병아리콩 등을 사용한 대체 곡물 파스타 판매량은 61% 늘어났다. 파스타 브랜드 ‘펠리체티’도 프로틴 파스타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파스타를 수입하는 GED통상 전아정 팀장은 “일반적인 파스타면 100g에 포함된 단백질량은 12~14g 정도인데 렌틸콩 분말과 듀럼 통밀로 만든 ‘레드렌틸 스파게티’에는 21.2g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면서 “살짝 서걱거리는 식감 때문에 처음엔 낯설어하는 소비자들도 있었지만 최근 1년 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14일부터 일주일간 ‘이탈리안 파스타 프로모션’을 열고 건강 파스타 등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퀴노아, 카무트, 수수 등을 원료로 한 다양한 대체 곡물 파스타도 소개될 예정이다.

다만, 건강을 위해 선택한 파스타라도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하나 파스타의 주류는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소스와 함께 먹느냐도 신경 써야 한다.

대림대 조리학과 이봉식 교수는 “‘팬시’하고 화려한 외양의 음식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다 보니 건강을 위해 선택한 파스타에 자극적이고 칼로리 높은 소스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올리브오일, 마늘, 토마토 등 담백하고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소스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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