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쏘아올린 '비혼 출산'…20대 43% "결혼 No 양육 Yes"

2024-11-25

배우 정우성(51)이 모델 문가비(35)가 지난 3월 낳은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는 ‘비혼 출산’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아버지로서 양육 책임을 다하면 되지 꼭 결혼을 전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현실적으로 혼인과 관계없이 양육의 책임을 다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지난 24일 공식 입장을 통해 “문가비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정우성은)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정식으로 교제한 사이는 아니며 결혼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혼외 출산을 계기로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양육에 대한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혼외 출산·양육은 무책임한 행동이란 비판이 나왔다. 대학원생 권모(28)씨는 “한 생명을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분은 극히 일부”라며 “육아, 집안일, 정서적 지원까지 서로 온전히 책임질 수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양육비는 최소한의 수습일뿐 책임이 아니다’ ‘친부가 양육비만 부담하는 ATM기냐’ 등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에 원치 않은 결혼이 오히려 양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대학생 심모(21)씨는 “둘 중 한 명이라도 결혼을 원치 않는 상태에서 법률혼을 맺는다 한들 이상적인 가정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며 “비혼 관계에서 양육비를 지원하고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27)씨도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가 이상적인 배우자는 아닐 수 있다”며 “불필요한 개입 없이 양육비만 지원받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을 떠나 저출산 시대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대학생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한다”며 “결혼이라는 제도적 구속 없이도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혼외 출산율이 낮다. OECD 가족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에 따르면 2020년 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전체의 42%에 해당했지만 한국, 일본, 튀르키예는 5%를 밑돌았다.

다만, 한국에서도 혼인 외 출생아 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외 출생자는 1만900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전체 출생아 23만명의 4.7%, 20명 가운데 1명이 혼외자라는 얘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혼은 의무’라는 인식도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올해 20~29세 가운데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2014년 30.3%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해 10년 새 12.5% 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양육, 주거를 아우르는 제도적 지원들이 여전히 법률혼 틀 내에 남아있다 보니 비혼 출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혼 출산에 대한 긍·부정 논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다양성을 포용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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