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자동차 부품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BYD)가 모든 부품업체에 납품가격 10% 인하를 요구한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중국 사회에 파장을 낳고 있다.
28일 중국 제일재경신문에 따르면 최근 비야디가 납품단가 10% 인하를 요구하는 내부 문건이 폭로됐다. 비야디는 문건에서 "내년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생존 게임에 접어들 것인 만큼, 모든 공급상은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공급 단가를 10% 낮춰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비야디 측은 "부품업체와의 연간 가격 협상은 업계의 관행"이라며 "대량 구매를 기반으로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 목표를 제시하지만,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충분히 협상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비야디의 주요 공급업체들의 주가는 27일 급락했다. 대표적인 비야디의 공급업체인 쑤롄 구펀(溯聯股份)과 신뤼스다이(新鋁時代)의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최근 지속 하락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는 완성차업체들의 가격 인하 요구를 부품업체들이 대부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품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마진이 낮더라도 주문 물량을 확보해야 생존 혹은 버티기가 가능하다.
비야디는 중국 1위 업체이며, 상당한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업체다. 때문에 비야디가 공급업체에 10% 인하를 요구했다면, 다른 자동차 업체는 더 높은 폭의 단가 인하를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이미 공급 과잉과 경쟁 과열 상태에 진입한 상태로 평가받는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7월부터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전쟁이 벌어지면서 부품 기업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 현상이 만연한 상태다. 이를 버티지 못한 부품 업체들은 도산에 몰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 상하이자동차의 하청업체 직원 수백 명이 상하이 주요 도로를 점거해 시위를 벌이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시위에서 임금 체불과 일방적인 퇴직 권유에 강하게 항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자동차 부품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진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영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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