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조기 대선 열리면 중도적 대통령과 대연정의 과도 정부 꾸려야” [‘더’ 깊숙한 인터뷰]

2025-04-02

“과도 대통령, 대연정과 3년 임기 후 물러나게 하자”

“국민 통합 이루며 제7공화국 가는 가교 역할 가능”

“헌재 결론으로 ‘정치적 유동성’ 높아져 시도할 만”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의 시간’ 한가운데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소추,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 정치의 복잡성과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러한 정치적 격랑 속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더욱 깊이 있는 온라인 인터뷰를 준비했다. <‘더’ 깊숙한 인터뷰>는 정치인의 신념, 태도, 그리고 정치철학을 면밀히 탐구하는 코너다. 질문과 재질문을 거듭하며 그들의 속내를 끌어내고, 이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양대 정당이 아닌 합리적 중도세력에서 대통령을 뽑고 대연정의 과도정부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그가 ‘대연정’ 의견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총리는 대연정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며 제7공화국으로 가는 가교역할을 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4년 22대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선 전에 개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도 대통령과 대연정이 개헌을 마무리해 2028년 총선과 함께 대선을 치르고 3년 만에 물러나게 하자”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과도정부가 개헌을 하고, 다당제가 용이해지는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적 양극화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완화하는 등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설계를 한 뒤에 다음 정권으로 넘겨주는 것이 이 위기의 강을 넘는 데 좋은 방법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이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지만, 탄핵 정국이기에 가능한 시도라고 이 전 총리는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예고한 가운데 “헌재가 결론을 내면 ‘정치적 유동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대연정을 이루고 개헌을 할 수 있는 틈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저도 자신하지 못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절대다수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차기 대통령은 양당이 아닌 ‘합리적 중도세력’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 위기를 내전 당사자 중 한쪽에 맡기면 수습이 되겠나”라며 “중요 정책이 시계추처럼 양극단을 오가고, 정치적으로는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침몰의 길로 질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총리는 양당을 “망국적 혼란의 당사자”라고 표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주도하는 양대 정당이 “하루도 빼지 않고 사생 결단의 극한투쟁만 계속하다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이런 상태를 끊고 대한민국을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그 두 사람의 정치를 청산하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제가 뭔가를 하고 싶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고도 했다. 그는 “국가를 이 위기의 늪에서 구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국민께 호소드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저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병풍 같은 역할이라도 필요하면 하겠다”며 “후배 세대 중 국제 감각도 있고, 인성과 덕성을 갖춘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 나타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이 전 총리가 꿈꾸는 ‘새로운 미래’는 무엇일까.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1일 서면으로 이 전 총리의 의견을 들었다.

◆“국가를 볼모로 벼랑 끝 전술 쓰는 정치인은 자격 없어”

―헌재가 4일 선고를 예고했습니다.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탄핵이 인용돼 국가혼란이 빨리 수습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결정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정치권을 비롯해 국민 모두가 수용하기를 바랍니다.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런 총체적 위기를 수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지금 같은 혼란이 더는 계속되지 말아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조기 대선 국면으로 돌입하게 됩니다. 대선에서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저는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지에 대해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국가에 보탬이 돼야 한다. 둘째, 제가 살아온 방식과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국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야가 매일 헌재 앞, 광화문에서 집회·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발언 수위도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충돌 직전의 극단적 혼란입니다. 사실상의 내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일대 혼돈입니다. 정치가 상황을 진정시키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지금의 정치는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편 국민을 선동해 상대편을 적대시하게 하며,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헌재가 탄핵 여부를 결정하더라도 혼란이 계속될 것입니다. 큰일입니다.”

―단식이나 삭발 등의 과격 투쟁도 계속됩니다.

“국가보다 자기들의 정치적 상태를 더욱 우선시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를 볼모로 잡고 벼랑 끝 전술을 씁니다. 마치 솔로몬 재판에 나온 가짜 엄마처럼 ‘아이를 둘로 갈라서라도 달라’는 상태 아닌가요. 그건 정치인의 자격이 없는 겁니다.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이 정도 했으면 대통령 탄핵은 헌재에 맡기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법원에 맡기면서 정치권은 본연의 업무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쉽지 않지만, 그러더라도 해야 합니다. 이게 뭡니까.”

―정치 양극화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몇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헌으로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책임 총리 등에게 분산해야 합니다. 선거법 개정으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현재의 소선거구제에서 중선거구로 바꾸어 다당제를 실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 대표의 제왕적 전횡을 막기 위한 정당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치 양극화를 영업기반으로 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결단이 요구됩니다.

이 자리에서 중요한 제안을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양대 정당이 아닌 합리적 중도세력의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뽑고 대연정의 과도정부를 꾸려, 국민통합을 이루며 제7공화국으로 가는 가교역할을 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만약 대선 전에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도 대통령과 대연정이 개헌을 마무리해 2028년 총선과 함께 대선을 치르고 3년 만에 물러나자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망국적 혼란의 당사자인 양대 정당 중에서 정권을 잡는다면, 혼란은 끝나지 않고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침몰의 길로 질주할 것입니다. 제가 뭔가를 하고 싶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를 이 위기의 늪에서 구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국민께 호소드리는 것입니다.”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대통령과 대연정 꾸려 위기 벗어나야”

―대연정을 양대 정당이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 위기를 내전 당사자 중 한쪽에 맡기면 그게 수습이 될까요. 중요 정책이 시계추처럼 양극단을 오갈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겠지요. 그렇게 해서는 수습 안 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 인터뷰에서 처음 제 소망을 말한 거예요.

이번 한 번이라도 조금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대통령 내놓고, 그분을 중심으로 대연정을 꾸려서 이 위기를 건너자는 것입니다. 대선 전에 개헌이 안 된다면 그 과도정부가 개헌도 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설계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다당제가 용이해지는 선거제도라든가 정치적 양극화를 유발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을 완화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준비한 뒤에 정권을 넘겨주면 이 ‘위기의 강’을 넘는 데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저도 자신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절대다수 국민에게 그게 이익일 거예요.”

―소수정당이나 원외 정당이 먼저 합의해서 양당을 압박해야 할까요.

“기성제도를 형성하는 사람에게 의존하면 (실현)되기 어렵죠. 양 진영에 몸담지 않은 수많은 시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 뚜렷하게 수면 위로 올라온 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모색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느 순간 힘을 합치고 수면 위로 올라와야죠.”

―구심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생각하십니까.

“저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요. 저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병풍 같은 역할이라도 필요하다면 하겠어요. 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건 추호도 아니에요.

저는 제 후배 세대 중에 좋은 분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국제 감각도 있고, 인성이 너무 모질지 않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성장 과정을 거쳤고, 그런 인성과 덕성을 갖춘 사람 중에 누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이 나타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도움 드리고 싶고요.”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자는 제안이 처음은 아닙니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것입니다. 선거 시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죠. 국회의원 임기를 깎는 것이 아니니, 국회의원도 죽기 살기로 반대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요.”

―양대 정당이 아닌 합리적 중도세력에서의 대통령 선출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헌재가 결론을 내고 나면, 정치의 유동성이 상당히 높아질 겁니다. 지금 이런 난장판을 겪고 나서도 ‘둘 중 하나만 고르자’고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둘이 ‘O, X’가 아니라 ‘X, X’인데, 두 X 중 하나의 X를 골라 국가를 맡기자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조기 대선 열린다면, 대선 전이나 이후에 개헌이 된다면 개헌은 어떻게 돼야 합니까.

“지금으로써는 현실과 타협해 분권형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내각책임제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부의 구성권을 의회 다수세력에 넘기는 걸 국민이 수용 못 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 외교·안보·통일·국가정보를 관할하게 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뽑아서 내정을 맡긴다면, 권력 충돌의 위험도 줄어들고 헌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헌법 파괴적인 행태가 계속되는 것은 피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통령 임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국회와 임기가 같이 가는 방법이 있죠. 전권을 갖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니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당대표의 제왕적 전횡을 막기 위한 정당법 개정은 무엇입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당대표로부터 공천권을 빼앗는 겁니다. 미국은 ‘당대표’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최고위원회의도 없고 최고위원도 없습니다. 그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지도 않아요. 그저 당원과 지지자들이 후보자를 뽑는 거죠. 그렇게 하면 될 겁니다. 공천권을 갖고 있으니 광기 어린 충성분자들로 가득 채워지잖아요. 그 결과가 지금입니다.”

◆“양당제는 난폭해져…다당제 실현해 합의처리 늘려야”

―다당제는 다들 그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실현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실패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양당제는 필연적으로 어느 한쪽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됩니다. 50대50으로 갈라질 가능성보다는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의석 분포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지난 2~3년간 우리가 경험했듯 정치가 너무 난폭해지다 보니 다수의 힘을 쓰지 않고는 주체를 못 하는 상태가 됐습니다. 그게 상당히 폭력적으로 발휘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양당에만 그런 기회를 줄 것이 아니라, 양당 모두 제3, 제4의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는 중요한 결정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봐요. 과거 안철수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과 3당 체제였을 때, 의회 내 합의처리 비율이 대단히 높았죠. 13대 국회 때 4당 체제가 됐고, 4당이 모두 교섭단체였습니다. 그때 김재순 국회의장이 공개석상에서 4당 체제를 ‘황금분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거의 모든 안건이 합의처리 됐습니다. 그렇게 가자는 것이죠.

국민이 받아들여 주지 않았지만, 진정으로 그게 대한민국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받아들여지든 않든 저는 국가를 위해 말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어느 것도 제 이익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저는 혜택을 누릴 만큼 누렸습니다. 제 욕심이 티끌만큼도 없어요.”

―다당제 실현을 위해 신당을 창당하셨는데, 새미래민주당은 국회의원이 없는 원외 정당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많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우리 당원들이 방송에 출연하기도 몹시 어려워졌습니다. 새미래민주당 소속 신경민 전 국회의원,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이 정기적으로 출연하던 방송에 더는 나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민주당에서 우리 측 출연을 막으려고 방송사 제작진과 임원을 집요하게 압박하다가 3월에는 아예 공문을 방송사에 보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언론 편집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이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한 강압적 ‘입틀막’입니다. 오죽했으면 해당 방송사 직원이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위주의 시대에 언론자유를 빼앗겼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싸웠던 정당입니다. 요즘 저희에 대한 탄압은 더불어민주당의 자기부정이고, 독재적 작태입니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현 사태에는 민주당 책임도…尹·李 동반 퇴진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동반 퇴진’을 주장하셨습니다. 그 배경과 대안은 무엇입니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리가 날마다 경험 또는 목격해 왔잖습니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주도하는 양대 정당이 하루도 빼지 않고 사생 결단의 극한투쟁만 계속하다가 오늘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태를 끊고 대한민국을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그 두 사람의 정치를 청산하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은 이번 대선에서 양대 정당이 아닌 합리적 중도세력의 누군가를 분권형 대통령으로 뽑고 대연정을 꾸려 당면한 위기를 수습하고 개헌 같은 숙제를 해결하며 3년 안에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수단을 썼지만, 이 대표는 비상계엄을 막아내고 탄핵 소추를 이끌었는데 왜 퇴진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온 데는 민주당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식이 없다면 대단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연쇄 탄핵이라든가, 무리한 입법의 폭주라든가, 난폭한 예산 삭감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 또는 민주주의를 견고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사법부 불신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대표잖아요. 지금의 사법부 불신은 단기적으로 보면 그 시작은 경기도지사 시절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과 관련한 대법관 매수 의혹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 것에 대해 반성이 없으면 안 됩니다. 수많은 재판을 지연시키고 법원의 문서를 6~7번 보내야 배달될까 말까 했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 갖지 않는다면 그건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민주당을 해코지하려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다른 대안을 내놓으면 훨씬 더 쉽게 정권을 교체할 거예요. 많은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근데 무엇 때문에 긴가민가 싶은 한 사람 붙들고 그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어요.”

◆“李 대선 도전은 ‘불나방’…예상되는 혼란은 피해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법원의 판단에는 누구나 승복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게 승복하려다 보니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1심 법원의 판단에 승복한 사람이, 완전 무죄라는 2심 법원의 판단에 승복하려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잖습니까. 백현동 용도 변경이 로비스트의 작용 때문이었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승복한 사람이 국토부의 협박 때문이었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거짓이 아니라는 2심 법원의 판단에 승복하기가 쉽겠습니까.

이렇게 법원과 법원 사이에서 정반대의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으니, 그 혼선을 대법원이 신속히 정리해 달라는 요구가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작년 12월에 법원은 ‘곧바로 똑바로’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냈으니, 이번 혼선의 정리부터 곧바로 똑바로 해주길 바랍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종류의 위기에 빠졌지만, 가장 뼈아픈 것은 사법부 불신입니다. 몇 년 전의 대법관 매수 의혹에서 시작해 이번 법원 사이의 정반대 판단에 이르기까지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계속 잃어 왔습니다. 급기야 시위대가 법원 청사를 공격하는 초유의 불상사까지 생겼습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법부마저 국민의 불신과 조롱의 대상이 되면, 대한민국에 그 무슨 희망이 남겠습니까. 대법원의 구국적 결단을 기대합니다.”

―이 대표 2심 판결에 대해 ‘파기자판 해야 한다’는 글을 쓰셨다가 수정하셨는데요.

“그건 대법원 내부 의사결정의 문제니까요. 제가 올렸던 글을 유심히 보시면, 2심 판결에 무엇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법원 판단에 누구나 승복해야 한다고 믿어요. 근데 승복하려고 보니까 혼란에 빠지는 거예요. 지금 법원 판단에 승복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1심 판단에도 그렇게 말했나요. 1심 판단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와서 승복하고, 몇 달 뒤 무죄가 나왔는데 승복하면, 혼란이 안 생길 수 없잖아요. 백현동 용도 변경 로비스트 작용 탓이었다는 게 대법 판단인데, 이번 2심은 국토부 협박이었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하면 그것도 배치되는 거 아닌가요.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를 저는 말한 적이 없어요. 그저 ‘법원과 법원 사이 판단이 이렇게 다르니 승복을 하고 싶어도 혼란스럽다. 그러니 정리해달라’는 말이에요. 승복하게 해달라는 말이에요.

저로서는 지극히 조심스러운 접근을 했다고 생각해요. 단지 대법원 내부에서 어떤 경로 선택할 것인가, 그것까지 제가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이 그렇다는 거죠. 그러나 말끔하게 정리하려면 전원합의체가 필요하겠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대법원 판결의 시점은 언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그 전에 하는 것이 낫겠죠. 불확실성을 제거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제를 여기까지 질질 끌고 온 것이 법원 탓 아닌가요. 1심에 2년 2개월이 걸렸는데 그것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 그 법원은 불신받아 마땅하지요.

더구나 법원 판단이 조롱의 대상까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제 목소리가 녹음되고 있는데, 어느 부분을 키워서 들으면 그건 조작인가요, 아닌가요. 그런 조롱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사법부까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하면 거의 막장인 겁니다.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다는 건 아무런 보루도 남아있지 않다, 그 얘기 아닌가요. 이것에 대해 사법부가 맹성하지 않는다면 미안하지만, 자격이 없는 거예요.”

―공직선거법 말고도 중대한 혐의가 남아있다고 하셨습니다.

“많이 예상되는 혼란은 국가를 위해 피해 가는 게 맞잖아요. 대선 과정부터 이미 그분의 사법리스크는 개인의 리스크를 뛰어넘어서 국가의 리스크가 되는 거예요. 그 사법리스크가 재판지연 때문에 해소되지 않았다고 믿는 국민이 많다면 그것은 정통성을 의심하는 씨앗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럼 정권이 안정적으로 출범하고 항행할 수 있나요.

선거법과 위증 교사는 그중에서 가장 단출한 사건이죠. 그 단출한 사건도 이렇게 곡절이 심하고 왔다 갔다 하니 나머지는 오죽하겠어요. 그런 게 이미 기소된 상태인데 대통령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중단되면 그 자체가 국력을 소모하는 논쟁거리가 되는 것 아닙니까. 설령 재판이 중단된다고 해도 퇴임 이후 재판이 재개된다는 얘기인데, 이명박 대통령처럼 퇴임 이후 불행이 기다리고 있는 거잖아요. 그게 싫다고 미리 셀프 사면하거나 혐의가 있는 모든 범죄를 법에서 지워버린다고 하면 그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되겠습니까. 우리 국민이 그렇게 인내심이 높지 않잖아요.

그 리스크를 피해가자는 것이 당연한 요구 아닌가요. 그런 것들이 입법권과 행정권을 동시에 가지면 아무런 제동장치 없게 되거든요. 배임죄나 제3자 뇌물죄를 모두 법에서 지우는 법 개정이 거론됐는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하면 이 나라 법치주의는 그냥 넝마같이 되지 않겠습니까.

셀프사면도 그래요. 사면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 사면과 특별 사면이에요. 일반 사면은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 형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죄를 면죄해주는 거예요. 그게 일반 사면입니다. 대상이 너무 넓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해요. 근데 지금 의석 분포 보면 국회에서 동의해줄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 음주운전자 전부 사면이다. 그런 게 일반 사면이에요.

특별 사면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요.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 할 수 있어요. 형이 확정된 사람에 한해 그 형의 집행을 면제해주는 거예요. 근데 재판을 죄다 지연하다 보니 어느 형도 확정되지 않아요. 특별 사면의 대상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럼 일반 사면에 의지하고 싶겠죠. 일반 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국회도 동의해준다고 하면 이 나라 법치주의는 넝마가 되는 거예요. 그런 리스크가 뻔히 보이는데,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게 오히려 놀라워요.

어떤 사람의 미움이나 호불호 얘기가 아니에요. 제가 한 사람 미움 때문에 이렇게 하겠습니까. 국가의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 그래도 그 길로 달려가는 건 불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과 뭐가 다른가요.”

―이재명 대표에게만 유독 모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렇게 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잖아요. 국가적 불행이 예상된다면 그것에 대해선 경고해야 하는 게 저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비판을 저 사람이 내 편인가 아닌가로 판단하는 건 어린 애들이 하는 짓이에요. 눈에 보이는 잘못을 얘기하는 것이고, 미래에 예비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가적 불행을 피하자는 것이지요.

윤 대통령이 미래까지 분탕질하겠습니까. 이 대표는 그 가능성이 있으니 얘기하는 것이지요. 윤 대통령은 탄핵이 인용되면 끝납니다. 지금도 묶여 있고요. 그분 때문에 지금 헌재가 굴러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퇴장되는 거죠. 청산되는 거죠. 그분의 탄핵에 반대하다 보니까 계엄까지도 모호하게 두둔하려고 하는 그런 정치도 청산돼야 합니다. 그래서 과도정부도 좋으니 합리적인 세력에서 대통령이 나와서 대연정 꾸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민주당, 예산 감액 사과하고 정부 ‘산불 추경’ 협조해야”

―역대 최악의 산불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정치권의 대응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2019년 강원도 산불에 비하면 경상북도와 경상남도까지 영향을 미친 이번 산불이 더 어려운 산불이었습니다. 우선 규모가 급속히 커졌고, 정부에는 공백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에 산불이 번져 나갔다고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겠죠. 게다가 강풍이 며칠간 불었잖아요. 강풍이 불면 소방헬기가 뜨지 못합니다. 그럼 진화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원도 산불은 불이 난지 사흘째쯤 바람이 잦아들어서 소방헬기를 띄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그것도 안 돼서 3중, 4중의 어려움 있었습니다.

대체로 불을 잡은 것 같은데, 사후 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이재민들은 불난리, 물난리를 겪으면 모든 걸 잃습니다. 이재민께서 이해해주셔야 할 것은 정부나 지자체가 최선 다해서 도와드려야 하지만, 이재민이 잃은 것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나면 사람들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갖고 있던 추억도 다 잃어버립니다. 할머니가 새색시였던 시절의 사진, 앨범, 이런 게 모두 불타고 없어집니다. 아이를 기를 때의 기쁨, 그것의 기억, 이런 게 모두 소실됩니다. 그건 정부가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함께 아파할 수밖에요. 정부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이재민의 텅 빈 가슴을 다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 아픔을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벼야 합니다. 늘 이재민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정부가 여러 부처 장관이 공석이고 또 대행마저도 계속할 수 있을지, 언제 직무정지를 받게 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만, 가장 급한 일이 산불 사후대책이라면 거기 집중하는 게 좋겠지요.”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발표했습니다. ‘예비비’를 두고도 논란이 있습니다.

“야당이 감액 예산을 일방 처리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 점에서는 미안하다고 해야지요. 그리고 10조가 될지 어떨지 모르지만, 정부가 계획하는 것을 야당도 이번에는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소방외교’에서 벗어나 미국·북한과 소통 늘려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쏟아지는데,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우선은 미국 내에서 좀 정리가 되지 않겠나 싶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그가 하고자 하는 대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보다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추락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요. 동맹에 대해서까지 거래적 관계로 낮춰보고 이제까지 없었던 고율 관세를 부담시키겠다고 하면 누가 그런 나라를 지도국가라고 흔쾌히 인정하겠습니까. 그래서 팍스 아메리카나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트럼프 대통령인들 미국이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거친 관세 정책은 수정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러나 우리 정부로서는 현실을 냉철하게 봐야지요. 동맹이니까 온정주의적으로 봐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안 갖는 게 좋지요. 정치 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이 확정적일 때, 트럼프 대통령 상대하는 법에 대한 글을 썼잖아요. 거기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인용됐다는 거 아닙니까. 그 1번이 동맹도 거래적 관계일 수 있다는 걸 수용하는 데서 시작되죠. 그런 자세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대처해야 할 겁니다. 그러려면 소통을 부지런히 해야 하는데, 그게 좀 안타깝지요.

일본은 이시바 총리가 황금투구도 선물하고 그랬잖아요. 트럼프 1기 집권 때는 백악관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베 총리가 황금 골프채를 선물했고요. 트럼프가 받기만 했냐 하면, 2019년 5월 나루히토 일왕이 사실상 즉위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서 80년 전에 제작된 명품 비올라를 선물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이 비올라 연주자입니다. 우린 평소에 그렇게 못해요. 늘 공식적인 관계에서 문제가 안 되도록 허둥대는 식의 외교입니다. 불이 나면 불을 끄러 다니는 이른바 ‘소방외교’죠. 이제는 좀 바뀌어야 돼요. 평소에도 중요한 국가와의 관계에서는 끊임없이 신뢰를 축적하는 게 우리에겐 부족해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도 미국에 가시든지, 빨리 뭔가 해야지요.”

―미국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면서 파장이 컸습니다.

“미국에서 공식 발표했습니다. 첫째는 연구소 보안 문제 때문이다. 그리고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랐다고 해서 기술적인 추가 규제는 없을 거라고 했으니, 그 선을 기반으로 해서 미국과 소통해가고 우리 리스크가 줄어들도록 해야 하지요. 1980년, 1990년대에도 우리가 몇 번 민감국가로 분류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연구소 관련 문제가 있었어요. 그런 것을 미국이 민감하게 모니터링 합니다. 미국이 특히 핵기술 연구하는 쪽은 대단히 예민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거예요. 우리가 뭘 하든 이 일을 하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는 예상을 하면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런 것을 잘 못 하죠.”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한국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돼야 할까요.

“지금 어렵게 돼 있죠.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해도 북한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지금의 북한은 5년 전, 6년 전 북한과 다릅니다. 미국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힘이 과거처럼 압도적인 것도 아니고, 또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과거처럼 미국에 순종적이지도 않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네 뒷배가 더 든든해졌다고 볼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마음의 상처를 한번 줬죠.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선 굉장히 큰 기대를 줬는데,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노딜로 끝났잖아요. 그러고도 그해 여름에 트위터를 통해 ‘나 판문점에 가는데 한번 만나줄래?’ 라고 해서 만났잖아요. 그리고 김 위원장에게 아무것도 준 게 없었습니다. 판문점 빈손 회동 뒤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편지가 자주 왔다 갔다 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러브레터라고 불렀어요. 가장 긴 편지가 판문점 빈손 회동 이후에 나왔습니다. 그 내용에 ‘제가 각하를 만난 뒤로 아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이것을 나의 인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라는 푸념 같은 게 있었어요. 그런 마음이 지금도 있을 겁니다. 약간의 미련이 남아있을 수 있지만, 많은 실망을 김 위원장이 갖고 있을 거예요. 트럼프가 만물의 요술방망이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되기 어려울 거라고 봐요.

우리 정부로선 어렵지만 어떻게든 남북 대화를 열어야 합니다. 대화의 끈이 하나쯤은 있어야 돼요. 북한과 대화가 막혀 있는 한국은 미국 대북 정책에 별로 도움이 안 될 수 있어요. 우리 스스로가 ‘패싱’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돼요.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아무런 레버리지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우리를 패싱 하는 거 아닌가 하면 안 돼요.

북한은 남북한을 “적대적 2국가”라고 규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가 어찌 됐건 늘 얘기했던 통일도 사라지고, 아버지가 말한 민족도 사라지고, 적대적 2국가가 돼 있습니다. 남북한을 연결해주는 파이프가 두 군데 있었습니다. 금강산이 있었고, 개성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있었는데, 북한이 둘 다 폭파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금강산과 개성으로 가는 길까지 폭파해버렸어요. 그리고 노동신문 편집국에 있는 남조선부라는 조직을 없앴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대단히 좁죠. 그러나 이런 채로 적대적 2국가론이 착근되도록 두는 건 우리 평화에 중대한 위협입니다.”

조희연·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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