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베트남도 불안하다"…캄보디아발 충격에 항공업계 '긴장'

2025-10-17

대한항공·아시아나, 취소수수료 면제…여행객 불안 확산

동남아 노선 의존 LCC "수요 위축 현실화땐 실적 직격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동남아 여행에 대한 불안 심리를 확산시키자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캄보디아 노선의 취소 수수료 면제를 결정했으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동남아 노선 수요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한국 출발 캄보디아행 항공편에 대해 올해 말까지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각각 지난 15일까지 발권된 항공권, 지난 16일까지 발권한 항공권이 대상이다.

정부가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를 발령한 가운데 항공사들은 해당 노선의 안전 리스크를 우려해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 대상 범죄가 잇따르면서 외교부는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과 바벳시, 포이펫시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러한 조치는 여행객들의 불안감을 자극했고, 예약 취소와 환불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캄보디아발 충격이 태국, 베트남 등 인접 국가로 이동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노선 비중이 높은 LCC들은 이미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행수요 위축 리스크가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캄보디아 노선의 여객 수는 전체 국제선의 0.27% 수준으로 크지는 않다. 그러나 동남아 전반 노선에 대한 소비자 심리 악화가 확산되면, 항공사들의 수익 구조 전반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캄보디아 노선 자체는 전체 운항에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심리 위축이 인접국으로 번지면 동남아 노선 수익성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LCC들은 이미 내수 둔화, 유가 상승, 환율 압박 등 복합 악재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57.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 나머지 항공사들도 나란히 부진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수요까지 감소하면 실적 악화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항공사들은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 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노선 중단은 쉽지 않지만 예약 추이와 외교부 지침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당분간은 캄보디아 노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남아 전체 여행 안정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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