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호 식품진흥원 이사장, 노변청담에서 ‘미래 식품산업 3대 혁신 전략’ 제시

글로벌시장에서 K-푸드의 확산과 함께 한국 식품산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 전략이 제시됐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중식당 동보성에서 열린 ‘노변청담’ 토론회에서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하 식품진흥원) 이사장은 ‘미래 식품산업의 혁신방안’을 주제로 발표, 식품산업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3대 전략을 제안했다.

식품산업, 제조업에서 창의 기반 지식산업으로
김 이사장은 “식품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기술 창의형 전략 산업, 지식 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글로벌 식품 시장은 열려 있고 K-푸드를 세계 문화 속에 녹여낸다면 대전환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식품산업의 혁신은 산업 구조의 재편뿐 아니라 문화적 접근과 기술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첫 번째 전략으로 ‘K-푸드 민간 기획사’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K-팝이 글로벌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SM, JYP 같은 기획사의 역할이 컸다”며 “식품도 팬덤과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로 재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셰프들로 구성된 K-푸드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을 기획해 먹방, 요리 콘텐츠 등을 산업화할 수 있다”며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결합한 식품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식품 저작권 제도’ 도입이 제시됐다. 김 이사장은 “레시피나 아이디어, 상품화 과정에서 창의성이 특허로 보호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식품 산업만의 독자적인 IP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자율 규제 방식의 저작권 제도를 통해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획사와 기술 기업 간 거래를 통해 수익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식품산업을 창의 기반 지식 산업으로 전환하는 핵심 경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세 번째 전략으로 ‘지역 클러스터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국 소멸 위기 시군에 식품기업들이 밀집해 있다”며 “식품 산업의 집적도를 활용해 지역 활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 R&D 장비와 시설을 지역에 구축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해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며 “식품 산업에 교육, 주거, 문화 인프라를 결합한 복합타운을 조성하면 젊은 인재 유입과 지역 재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식품산업의 미래, 창의와 융합에서 시작된다
김 이사장은 또 식품산업 혁신을 위한 3대 전략에 AI 기술을 접목해야 진정한 글로벌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통해 소비자 중심의 식품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개인의 식습관 분석, 현지화 맛 전략 등 소비자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음식 사진을 기반으로 칼로리, 영양 성분을 분석하는 AI 엔진, 국가별 맛 감수성을 파악하는 로봇 기술 등이 K-푸드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민간 기획사 설립, 식품 저작권 제도 도입, 지역 클러스터 육성, 그리고 AI 기술 접목은 식품산업을 콘텐츠 중심의 창의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전략”이라며 “이러한 혁신이 지속된다면 K-푸드는 단순한 수출 품목을 넘어 세계인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호 이사장의 발표에 이어 박용호 전 서울대 교수는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요소로 3C 전략을 제시하고 싶다. K-컬처와의 결합을 위해 3C 전략 즉,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컬처(Culture), 코덱스(Codex)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재단 명예 이사장은 과거 문화 영토 시대 개념을 언급하며 “식품 과학계가 제조 기술에만 집중하고 문화 콘텐츠를 등한시했다. 혁신은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융합에서 나오며 이를 위해 학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식품을 단순한 기능성 제품이 아닌 문화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명 호서대 교수는 K-팝을 ‘폭탄’, K-푸드를 ‘지상군’에 비유하며 “K-팝이 세계를 휩쓸어도 식문화가 정착하지 못하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난다. 소비자는 기술이 아닌 맛과 문화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이며 식품의 감성적 접근과 문화적 내러티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케팅·클러스터 현실 진단…“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 필요”
김춘진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세계 100여 곳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K-컬처의 근간은 결국 K-푸드다.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를 묶는 한국인의 정체성은 바로 ’음식‘이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성 있게 나가 있는 한민족인 만큼, 그들이 먹는 음식을 통해 K-푸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하 전 CJ제일제당 부회장은 “K-푸드 수출 성과는 업계의 노력보다는 K-컬처 분위기에 편승한 결과”라며 “정부와 기업이 해외 마케팅 투자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며, 냉정한 현실 진단과 함께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행사를 진행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이번 토론회는 K-푸드를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닌 문화와 기술, 정책이 융합된 콘텐츠 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밣히며,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진정한 국가적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을 유치해 낙수 효과를 창출하고, 제2단지 부지에 기능성 식품 분야를 특화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리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김덕호 이사장의 3대 전략은 산업적 구조 개편을 넘어 식품을 문화적 자산으로 승화시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식품산업의 미래는 기술과 문화, 정책과 소비자의 감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노변청담’ 토론회는 그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노변청담’은 식품업계 원로들의 모임으로 매월 식품 및 외식 관련 이슈와 트렌드를 중심으로 토론을 벌여오고 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는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을 중심으로 김덕호 식품진흥원 이사장이 초청됐으며, 김춘진 전 aT 사장,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 이사장, 김철하 전 CJ제일제당 부회장, 박용호 서울대 생명공학공동연구원 원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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