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시장 나오는 김환기의 '봄'… 시작가 20억 원

2025-08-08

김환기의 파리 시대 작품 중 하나인 '봄'이 약 50년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구상 시인의 사회비평집 '민주고발'의 표지화 시안 4점 중 하나로 지금까지 실물이 공개된 적이 없었던 이중섭의 그림도 이번에 처음 경매 시장에 출품돼 새 주인을 찾는다.

케이옥션은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총 88점, 80억 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되는 8월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프리뷰는 9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열린다.

8월 경매에는 대중에 자주 공개되지 않았던 국내 작가들의 희귀작이 여럿 출품돼 눈길을 끈다. 하이라이트는 1950년대 중반 김환기가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제작된 작품 '봄'이다. 해당 작품은 1974년 7월 미국 뉴욕에서 김환기가 사망한 후 이듬해 겨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김환기 회고전'을 통해 처음 대중에 공개됐다. 이후 50여 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경매에 나온 것이다.

'봄'은 김환기가 전통적인 한국화에서 벗어나 서양 추상으로 넘어가던 과도기인 1956~1957년 제작됐다. 이때 김환기는 파리에 머물며 달, 산, 하늘, 매화, 사슴, 달항아리 등 한국적 모티브를 깊이 탐구해 서정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단순화하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발전시켰다. ‘봄’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전환하는 시기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이며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여인들과 항아리'의 제작 시기와 소재, 화면 구성 등도 유사해 눈길을 끈다. 경매 시작가는 20억 원이다.

구상 시인에게 사회비평집 '민주고발'의 표지화 제작을 의뢰받아 이중섭이 그렸던 '민주고발'도 처음 경매에 나온다. 이중섭은 총 4점의 드로잉을 그렸는데 출품작은 그중 한 점이다. 그림은 최종적으로 '민주고발'의 표지화로 채택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자료 이미지로만 존재가 알려졌다. 이번 경매를 통해 처음 실물이 공개되는 셈이다. 추정가는 1억 2000만~2억 원이다.

경매에는 해방의 감격과 기쁨을 여성적인 필치로 표현한 우향 박래현의 '여인들'도 추정가 1700만~1억2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 작품 역시 1997년 삼성문화재단이 발간한 도록 '한국의 미술가 박래현'에 수록됐을 뿐 그 외에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희귀작이다. 장욱진의 '가족도(추정가 1억 1000만~2억 원)', 이대원의 '바다(5500만~1억 2000만 원)', 김환기의 드로잉 '산월(4000만~6000만 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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