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미공개작 '민주고발', 우향 박래현 '여인들' 등 80억 상당 출품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50년 만에 공개되는 김환기의 파리시대 작품 '봄'이 케이옥션 8월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8일 "8월 경매에는 이중섭의 '민주고발'과 김환기의 '봄', 박래현의 '여인들'을 비롯해 총 88점, 약 80억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되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의 표지를 장식한 하이라이트는 1975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김환기 회고전'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김환기의 '봄'이다. 본 작품은 제작 시기, 소재, 화면 구성 측면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인 '여인들과 항아리'와 깊은 유사성을 지닌다.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인들과 항아리'와 나란히 비교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희소성과 조형적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이중섭의 '민주고발'은 1953년 출간된 구상 시인의 사회비평집 '민주고발'을 위해 제작된 표지화 시안 4점 중 하나로, 지금까지는 자료 이미지로만 존재가 알려졌던 미공개작이다. 이번 경매를 통해 실물이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고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리고 해방의 감격과 기쁨을 여성적인 섬세한 필치로 표현한 우향 박래현의 작품 '여인들'도 출품된다. 본 작품은 1946년 6월 3일부터 9일까지 동화백화점 3층 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 밖에 장욱진의 '가족도', 김창열의 '물방울'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LOVE (Red/Blue)' 등 세계적 거장의 작품도 경매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의 한가운데서 이번 경매는 유난히 풍요롭고 활기찬 색의 언어에 주목한다. 김종학의 '여름풍경'은 대담하고 경쾌한 원색을 바탕으로 푸른 산과 하늘, 화사한 자연의 에너지를 담아내며 여름의 정취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이대원의 '바다'는 깊고 풍부한 블루 톤을 통해 탁 트인 바다의 청량함과 함께 해방감, 휴양, 낭만의 심상을 직관적으로 전한다.
김환기의 '산월'은 고요히 펼쳐진 푸른빛의 산과 달을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구성으로 담아내며, 한국적 자연 정서를 김환기 특유의 서정적 추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안창홍의 '양귀비 언덕'은 강렬한 색채로 살아 꿈틀대는 한여름 들녘의 생동과 자유로움을 포착하며, 뜨거운 계절의 정서를 강렬하게 시각화한다. 또한 강요배의 '조천'은 짙고 풍부한 색조와 섬세한 붓질을 통해 새벽 바다의 신비롭고도 차분한 순간을 담아내며, 삶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경매 출품작을 경매 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는 오는9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0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로 운영되며 작품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