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이 더 저렴하고, 더 멀리 이동하고,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를 위한 양·음극재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5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에서 기자단을 초청, 양·음극재 기술 로드맵을 밝혔다.

먼저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가격을 낮춰 대중화를 이끌, 더 저렴한 소재로 리튬망간리치(LMR), 리튬망간인산철(LMFP), 고전압 미드니켈 단결정 양극재 등을 소개했다.
특히 LMR 양극재는 니켈과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비중을 65%까지 올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높인 제품으로, 리사이클링 고려 시 리튬인산철(LFP) 대비 활용률이 높고, 에너지 밀도를 최대 30% 높일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이 제품의 양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LFP의 경우 저렴하고 안전해 탑재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중국의 제조 원가가 한국 기업보다 제조원가가 40%가량 낮은 중국 기업도 대부분 적자일 정도로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은 미국과 유럽 상황을 살피면서 LFP 진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영준 포스코퓨처엠 기술연구소장은 “LFP의 경우 리튬 비중이 2% 정도인데, 이를 빼내는 공정 단가가 더 높아 폐기가 문제”이라며 “반면 LMR은 리튬 비중이 8% 정도고, 니켈, 코발트 등도 같이 들어가 있어 리사이클 고려 시 LFP와 동등하거나 더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기술연구소장은 또 “LFP는 용량이 작아 셀을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패키징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고, 하이니켈은 열폭주를 막기 위한 냉각장치에 돈이 많이 든다. 반면, LMR은 열폭주와 관련된 니켈 비중이 30% 정도로 낮아 열폭주와 패키징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간 가격대의 전기차용 소재로 니켈 함량을 60%로 낮췄지만 고전압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여 스탠더드급 전기차에 활용할 수 있는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단결정 양극재도 선보였다.
이밖에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니켈 함량을 95%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울트라 하이니켈(Ultra Hi-Ni) 단결정 양극재를 소개했다. 프리미엄급 전기차에 적용되는 소재로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까지 양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흑연계 음극재 대비 저장용량을 5배 높일 수 있는 실리콘음극재(Si-C)는 지난해 5월 데모플랜트를 가동했고 2027년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제품과 기술 동향도 공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자체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사에 공급하고 있는 저팽창 천연흑연 음극재는 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소재 구조를 판상형에서 등방형으로 개선해 리튬이온의 이동속도를 높이고 부피팽창을 줄였다. 성능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충전 시간을 30% 단축할 수 있는 제품을 2027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또 이 기업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천연흑연에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인 연구개발도 소개했다. 천연흑연 원료의 95%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어 포스코퓨처엠이 제조원가를 44%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격차가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천연흑연 원료 다변화 기술 개발에 나섰다.
홍 기술연구소장은 “아프리카에서 광석을 구하기도 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싼 원료로 천연흑연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미래 배터리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이 기업은 전고체의 중요한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집전체)를 모두 아우를 계획이다.
특히 집전체의 경우 가격을 구리 집전체 정도로 낮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리 집전체는 가격이 싸지만 황 때문에 구리가 산화돼 쓸 수가 없다.
홍 기술연구소장은 “현재 스테인레스 스틸 집전체를 쓰고 있는데 10마이크로 단위로 굉장히 얇게 만들면 가격이 비싸다”며, “구리 집전체 정도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새 제품을 올해 결정해 파일럿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게임의 룰은 전고체 4대 소재의 콤비네이션을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포스코 입장에서 전고체 4대 소재를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누구보다도 최적의 조합을 찾는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고체 배터리가 2027년 양산되기 시작해 2032년 점유율 2%를 시작으로 점차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인터배터리에 참여하면서 ‘미래를 바꾸다(Move on, Change the Future)’를 주제로 지난해보다 25% 넓은 451㎡(약 136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장에는 양·음극재, 리튬, 니켈 등의 샘플과 전기차, 전기자전거, 전동공구 등 자사 배터리 소재로 만든 제품을 전시했고, 대형 버티컬(Vertical) 미디어월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통한 버추얼(Virtual) 3D 영상을 통해 전시 몰입감을 높였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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