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유튜브 유감

2025-06-15

‘유튜브’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용자 수에서 이미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1위이다. 2024년 12월 현재 한 달에 한 번 이상 유튜브를 이용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565만명. 이는 2019년 3271만 명에서 40% 가까이나 증가한 수치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4554만명)을 제치고 국내 1위이며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모바일인덱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1인당 유튜브 앱 사용 시간이 21시간(2019년 1월)에서 40시간(2025년 1월)으로 늘어났다. 한 사람이 한 달에 평균 이틀에 가까운 시간을 유튜브를 보는 데 사용하는 셈이다. 한국인의 유튜브 앱 총 사용 시간도 2019년 1월 519억분에서 2025년 1월 1119억분으로 2배 이상 증가하여, 경쟁 앱인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을 월등하게 앞섰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유독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인의 월평균 유튜브 앱 사용 시간은 24시간 정도이고, 세계 평균(중국 제외)은 23시간을 약간 넘어서는 한국의 60% 수준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도 한국의 유튜브 이용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유튜브의 이용이 가져온 영향력은 2019년 영미권 8∼12세 아동의 약 30%가 장래에 우주비행사보다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미디어이슈리포트’ 3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인플루언서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도 장래 희망 인물 1∼3위를 차지한다. 앞으로 체계적인 다양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자유로운 자기 의사 표현과 함께 엄청난 수입도 이유일 것으로 추정된다. ‘포브스코리아’(2022년 8월23일)에 따르면 2022년 파워 인플루언서 상위 30개 채널은 평균 구독자 수 517만명, 평균 시청 횟수 19억건, 평균 업로드 수 1862건, 평균 연 소득은 22억6618만원이었다.

유튜브의 인기와 인플루언서의 부상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유튜브에 넘쳐나는 비정상적인 왜곡된 콘텐츠를 고려하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특히 허위 정보와 혐오 콘텐츠는 극단적인 정치·사회 양극화를 부추기고, 수익 창출을 위해 비상식적인 언행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 인플루언서를 단순한 창작자가 아니라 상업적·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영향력 행사자’로 보고 상응하는 규제와 관리 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다. 유튜버의 천국인 대한민국도 가짜 정보와 주장을 펼치고 타인의 인격과 공동체의 윤리와 문화를 파괴하는 무책임한 유튜버를 규제하는 법체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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