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장 ‘논문 갑질’ 의혹까지, 장관 후보들 적극 소명해야

2025-07-07

이재명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4일 정동영 통일부·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정부·여당은 국정 안정을 위해 초대 내각이 조속히 출범하기를 바라겠지만, 국무위원의 도덕성과 자질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해야 한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충남대 교수 시절 제자들의 석박사 학위 논문과 유사한 1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의혹이 제기됐다. 제자의 연구 성과를 무단 인용했단 것이다. 2018년 실험설계, 참여자 조건, 결론 등이 비슷한 두 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중복 게재한 사례도 있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지침이 규정한 연구 부정 행위가 될 수 있다. 연구윤리를 관장하는 교육수장이 되겠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이 후보자 측이 “충남대 총장 임용 당시 ‘연구 부정 행위 없음’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힌 후에도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문제가 없다면 입증할 자료 제출과 함께 납득할 수 있도록 소명해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가 도로 부지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사들인 뒤 10억원의 차익을 남겨 부동산 투기 논란이 제기됐다. 또 자신의 서울 이촌동 아파트에 아들이 사내 변호사로 일하던 대기업과 전세권 계약을 맺은 과정도 석연찮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모친 명의로 전환해 편법증여 의혹이 불거졌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 주식이 이해충돌 소지를 빚고, 강원도 평창에 농지를 소유해 농지법 위반 의혹에 휩싸였다.

세금 탈루·부동산 투기·논문 표절 등은 국무위원 자격 시비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이다. 후보자들은 제기된 의혹에 “인사청문회에서 말하겠다”는 식으로 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적극 소명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진영에 얽매이지 않은 능력 중심 탕평·실용 인사로 주목받았다. 인사청문회는 그렇게 발탁된 후보자의 도덕성과 역량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도 맞는지, 공직 수행을 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증·평가하는 자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을 완성해야 민생 회복과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 해도 ‘낙마 없는 청문회’를 정해놓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정부·여당은 인사청문회를 통과의례가 아니라, 국정 신뢰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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