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여야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대한 보좌관 갑질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강 후보가 약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여가부 장관으로서의 자격이 불충분하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여당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이자 약자에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해왔다며 강 후보가 여가부 장관으로 적절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국회 여가위는 오전부터 국회 본청에서 강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의혹에 대해 "불편하셨을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부족했던 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세심하고 깊이 배려하며 살아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강 후보는 보좌진에게 변기 비데 수리나 자택 쓰레기 처리 등을 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강 후보는 청문회 중 위장전입 논란을 해명하던 중 발달 장애인 자녀를 언급하다 울먹이기도 했다. 강 후보는 "(제게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세상을 천천히 살아가는 아이가 있다"며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자녀가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불가피하게 지역구인 강서구와 원래 거주지인 광화문 인근에 나눠서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그 외의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비데 수리를 보좌진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날) 화장실 비데 노즐에서 물이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2분 거리의 (서울 강서구) 지역구 사무실 보좌진에 조언을 구하고 부탁했던 사안"이라며 "급박한 마음에 부탁드린 것이 부당한 업무지시로 비칠지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쓰레기를 보좌진이 대신 버려줬다는 의혹에도 "집에 항상 가사도우미가 거주했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집에서 들고 나간 적은 있으나 보좌진에게 대신 버리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강 후보는 가사도우미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여당에만 공개했다.
강 후보는 "사무실에서 쓰기 위한 물건 택배상자를 뜯을 때도 있고 뜯지 않을 때도 있는데, (출근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지고 내려간 적이 있다"며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차려가면서 먹으려고 가지고 내려간 적도 있는데 그걸 차에 남겨놓고 내린 것은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의혹을 제보한 보좌진 대상 법적 조치를 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언급했던 메시지는) 저의 공식 입장이나 설명자료가 아니다. 여당 보좌진들과 함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됐던 것이 어쩌다보니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법적조치를 실제로 취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배우자 재산 중 스톡옵션에 대한 신고를 누락했다는 의혹 역시 적극 해명했다. 강 후보는 "당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스톡옵션 부여가 취소된 줄 알았으나 취소가 안 됐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해당 회사에 취소해줄 것을 서면으로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 국회(임시회) 여성가족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인선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06.12.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여야는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강 후보의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 개의 약 13분 만에 정회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인선 여가위원장이 우선 증인선서부터 요구했는데 여당이 의사진행발언부터 하겠다며 맞서면서다. 여야는 야당이 강 후보를 비판하는 피켓을 청문회장에 들고 들어온 것을 두고도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소속 여가위 의원들은 강 후보를 규탄하기 위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후보는 민주당 보좌진마저 등을 돌린 직장갑질 의혹, 쌍방울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후원물품 살포 의혹, 이해충돌, 재산신고 누락, 세금 지각 납부 및 탈루 의혹 등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에도 '사생활 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으며 소명을 거부하고 있다"며 "오늘 오전까지 자료를 제출하라는 청문위원들의 요구에도 '검토하겠다'는 말뿐, 자료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여가위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강 후보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법적조치'의 용어가 있고 작성자가 강 후보다. 자기가 정확하게 작성했는데도 유체이탈식 화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의) 아이가 아프다고 들었다. (발달 장애인 자녀를 둔 만큼) 더더욱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분야를 더 열심히 잘 살펴서 차별받지 않고 특히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하고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김행,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28건, 38건을 제출했지만 강 후보는 87건을 제출했다"며 "공동으로 요구한 자료는 거의 다 제출됐다"고도 했다.
여야는 강 후보의 외모와 관련한 국민의힘 측 발언을 두고도 충돌했다. 국회 여가위 야당 간사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강 후보를 두고 "저 고운 얼굴로 저렇게 고운 목소리로 거짓말을 한다"고 발언하자 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여성을 외모 지상주의적 방식으로 비판하고 여성을 성 상품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위원장에게 자제시킬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