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정들었던 팀을 떠나지만, 자신을 열렬히 응원해주던 팬들을 향한 마음은 여전하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나게 된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가 LA 다저스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뷸러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여러분이 받은 21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은 여전히 멋있다. 내년에는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이 유니폼을) 여러분이 멋지게 입어줘 고맙다”고 전했다.
이는 얼마전 다저스 팬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뷸러의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받은 뒤 이를 SNS에 올렸고, 이를 본 뷸러가 이번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2015년 다저스의 1라운드 지명자인 뷸러는 2017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2018년 NL 신인왕 투표에서 3위에 오른 뷸러는 2019년 14승(4패) 평균자책점 3.26, 2021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하향세의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다저스 선발진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 2023년까지 통째로 쉬었고, 올해 5월 복귀했지만 1승6패 평균자책점 5.38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고관절 염증으로 장기간 이탈하는 등 건강에 의문부호를 드러냈다.
이랬던 뷸러가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우승이 결정됐던 5차전에서는 7-6으로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따내며 다저스의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지었다.
뷸러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영웅이 됐지만,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자 다저스는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장기 계약을 희망하는 뷸러와 달리 다저스는 부상이 잦았던 투수에게 거액을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조차 받지 못한 뷸러의 이적설도 흘러나왔다. 결국 뷸러는 마운드 보강에 나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명문 보스턴과 1년 2105만 달러(약 312억원) 단기 계약을 맺고 다저스를 떠나게 됐다. 뷸러는 내년 시즌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한 뒤 다시 FA 시장에 나와 거액의 다년 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