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보수 인하 등 최근 과열된 상장지수펀드(ETF) 경쟁과 관련해 실태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적 보수 인하 흐름을 주도하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금감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시장을 선도해야 할 대형 운용사들이 운용 역량이나 수익률 경쟁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보에만 집중해 보수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부 경쟁 상품을 타겟팅한 노이즈 마케팅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 관련 운용사에 대해 보수 결정 체계 및 펀드 간 이해 상충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해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 부원장의 발언은 업계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지목한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의 주력 영역인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수수료를 100분의 1로 낮췄다. 지난 달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력 상품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보수를 인하하자 삼성자산운용이 하루 만에 따라 내렸다. 아울러 영상 광고를 통해 서로를 저격하는 등의 난타전도 벌어지고 있다.
함 부원장은 "인플루런서 등을 활용한 과도한 마케팅 경쟁, 커버드콜 등 비정형 ETF에 대한 상품 설계, 판매 운영 관리 체계, 투자자에 대한 충실한 제공 및 유동성공급자(LP) 관리 등 ETF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상관계수 완화와 같은 ETF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박시문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방안은)어느 정도 진척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보수 인하 경쟁 자체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원가 절감 등에 의해서 보수가 낮아져 투자 편의가 증대되는 부분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면서도 "우리가 말하는 건 S&P든 코스피200이든 선도 기업 간 순위 경쟁이나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