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법이냐 백마법이냐

2025-03-30

하루 최소 10만곡이 쏟아지는 시대다. 어느덧 음악 만들기가 쉬워진 덕분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노트북을 비롯한 장비 몇개 사고, 프로그램을 깔면 끝이다. ‘장비빨’ 확실히 세우면서 ‘홈 리코딩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녹음을 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내야 했다. 스튜디오 임차 자체가 돈이었다. 풍경이 변한 이유의 9할은 인터넷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기술의 발전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작곡하는 시대다. 인간은 인간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인간이 만든 음악인지 AI 창작인지 구별할 수 없다.

유튜브에 ‘AI Music’이라고 치면 수많은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여러 스타 음악가 역시 AI 기반으로 곡을 발표한다. 나는 유발 하라리가 아니다. AI의 영향에 대해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생각 정도는 갖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 이상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렇다. 기술의 발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단 하나 있다면 이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아마도 분명히 미래 세대는 AI의 예술 행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으로부터 감동 받는 자신을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기왕에 과잉이었던 음악은 흘러넘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들을 음악이 없다”고 단언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홈 리코딩이 보편화하면서 현대 대중음악의 사운드가 비슷해진 건 어느 정도 맞다. 그러나 이걸 제외하더라도 매일 나오는 10만곡 안에 보석 같은 음악이 없을 수 없다.

SF 대가 아서 C 클라크(사진)의 잠언을 듣는다.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옳다. AI는 죄가 없다. 그것이 흑마법이 될지 백마법이 될지는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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