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로보틱스] ‘로봇과 함께하는 복고풍 미래’ WAIC 2025, 인간형 로봇의 미래상 제시
· 세계인공지능대회 2025(WAIC 2025) 개막...‘로봇 활보하는 거리’ 구현해 로봇 일상화 모습 연출해
· 복싱 경기, 복잡한 작업 수행 등 데모 시연
· “인공지능(AI) 발전은 로보틱스 산업 성장에 있어 필수 요소”
로봇이 어묵을 만들고, 서예를 가르치며, 복싱까지 하는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상하이에서 ‘세계인공지능대회(World Artificial Intelligence Conference 2025 이하 WAIC 2025)’가 개막했다.
WAIC는 AI 분야의 글로벌 협력과 발전을 목표로 매년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행사로, 최신 AI 기술 동향과 산업 응용 사례를 공유한다. 여기에 관련 업체·전문가가 교류하는 자리도 마련돼 AI를 통한 산업 혁신법을 모색한다.
‘AI 시대의 글로벌 연대(Global Solidarity in the AI Era)’를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최첨단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다뤘다고 평가받는다. 올해는 특히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 관련 업체가 작년 18개에서 80개 이상으로 증가하며, 로봇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여기서 체화 지능은 AI이 로봇처럼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실제 환경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배우고 진화하는 개념이다. 피지컬 AI(Physical AI)와도 연결되는 기술이다.
이번 WAIC 2025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WAIC 로봇 거리(WAIC Robotics Street)’였다. 지난 1990년대 상하이를 복고풍과 미래 지향적 요소로 혼합해 재현한 콘텐츠다. 이 거리에는 슈퍼마켓, 간식 거리, 수리점, 산업 현장, 커뮤니티 센터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됐다. 각각의 장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들이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슈퍼마켓에서는 로봇이 진열대에서 음료를 골라 인간에게 건네주고, 일본의 전통 겨울 음식인 어묵을 만들거나 팝콘을 파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리점에서는 로봇이 나사를 정교하게 조이고, 산업 작업장에서는 자재를 활발하게 분류했다. 문화 센터에서는 로봇들이 서예, 징과 북 연주, 춤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유니트리(Unitree)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된 로봇 복싱 링이 참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키 1m32cm, 몸무게 35kg에 29개의 관절과 지능형 균형 알고리즘을 갖춘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시리즈 ‘G1’ 두 대가 복싱 무대에 올라 펀치 콤보와 회전 킥을 과시했다.
메크마인드로보틱스(Mech-Mind Robotics)는 눈·뇌·손 등을 통합하는 풀스택(Full-stack) 체화 지능 솔루션을 공개했다. ‘메크-GPT 멀티모달 대형 모델(Mech-GPT Multimodal Large Model)’을 기반으로 하는 로봇들이 주목받았다. 이들은 양팔로 옷을 접는 모습부터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 참관객에게 전달하는 서비스, 로봇 팔(Robot Arm)로 판금 부품을 다루는 작업까지 연출했다. 이 기술 시연을 위해 3차원(3D) 카메라, 머신비전(Machine Vision) 소프트웨어, 5지 로봇 핸드가 접목됐다.
전시 관계자는 “AI와 인식 시스템의 지속적인 발전은 로봇을 더욱 지능적이고 유연하게 만들며, 현장 배치를 더욱 용이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AI 시대의 글로벌 연대’ 촉구한 中, 트럼프 ‘탈규제’ 전략에 맞불 놓나
· 중국 리창(Li Qiang) 총리, WAIC 2025서 AI 개발, 안보 균형, 글로벌 협력 조직 설립 제안
· 美 ‘탈규제’ AI 전략 vs 中 ‘글로벌 연대’...외신 “기술 견제 맞선 포석” 해석
· 각국의 AI 관련 정책 방향이 세계 질서에 미칠 향후 영향 ‘관심’
AI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의 기싸움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AI 개발의 ‘글로벌 연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리창(Li Qiang) 총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WAIC 2025 현장에서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가 파편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차원의 조율된 프레임워크와 협력 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AI 산업 ‘탈규제’ 및 미국 주도권 강화 전략 발표 직후 나온 발언으로, 다양한 시각에서의 해석이 가능하다.
리창 총리는 이날 AI 개발이 안보 위험과 균형을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해 전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AI가 소수의 국가와 기업만을 위한 ‘배타적인 게임(Exclusive Game)’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AI 칩 공급 부족과 인재 교류 제한을 현재 당면한 과제로 지적했다.
이는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AI 칩 수출 제한 등 중국의 군사 역량 강화를 우려한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첨단 기술 제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 총리는 또한 중국이 오픈 소스 AI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비서구권(Global South) 지역의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AI 발전을 공유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IT] 애플의 숨통 조이는 ‘관세 쓰나미’... 팀 쿡 “다음 분기 11억 달러 손실” 경고
· 7~9월 분기, 관세로 인한 약 11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타격 예상...직전 분기 대비↑
· 주요 배경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미·중 무역 협정 등 분석
· 미국 투자 계획 지속 약속...글로벌 공급망 전략 고민은 ‘현재진행형’
애플(Apple)이 무역 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달 24일(현지시간) 투자자들과의 실적 발표 전화 회의에서, 관세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그에 따르면, 7~9월에 이르는 다음 분기 관세 비용이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직전 6월 분기 관세 비용인 8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가 애플의 수익성에 갈수록 균열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쿡 CEO는 애플에 부과된 관세의 대부분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올해 초 무역 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상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는 무역 협정을 맺었으나, 이 협정은 지난 8월 12일까지 유효했다. 관세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판매 촉진에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쿡 CEO는 그러한 ‘끌어당김 효과(Pull Forward)’를 일축하며,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의 강점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스마트폰 브랜드 ‘아이폰(iPhone)’ 판매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445억 달러(약 42조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이번 분기 전체 회사 수익 940억 달러(약 131조 원)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관세는 애플의 사업 전략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애플은 관세 부담이 낮은 국가로 제조 전략을 전환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 기기는 주로 인도·중국·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거의 절반은 인도에서,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맥(Mac)·아이패드(iPad)·애플 워치(Apple Watch)는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때 인도는 25%, 베트남은 20%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플이 공급망의 중심을 인도로 옮기는 것에 실망감을 표하며,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도 팀 쿡 CEO는 이번 전화 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애플의 헌신을 거듭 강조하며, 향후 4년 동안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해 전국에 칩과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 800달러 미만 면세 특혜 ‘종말’...트럼프, ‘디 미니미스’ 폐지로 글로벌 유통 판도 전환
· 800달러 미만 해외 발송 소포 대상 면세 특례 ‘디 미니미스(de minimis)’ 제도 전면 종료
· 해외 직구 저가 상품 가격 상승 및 배송 지연 초래 우려
· ‘미국 기업 보호’, ‘소비자 세금 인상’ 사이 딜레마 가속화 평가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00달러(약 110만 원) 미만 해외 직구 소포에 적용되던 면세 특례, 이른바 ‘디 미니미스(de minimis)’ 제도를 전면 종료한다고 백악관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달 29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는 전 세계 저가 상품의 미국 유입 경로를 사실상 봉쇄하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과 소비자 구매 패턴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디 미니미스’는 800달러 미만의 해외 발송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과거에는 주로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정부의 비용과 불편을 줄이기 위해 1930년 미국 의회에 의해 제정됐다. 최근 몇 년간 쉬인(Shein)·테무(Temu) 등 중국 온라인 유통 플랫폼들이 초저가 상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핵심 통로로 활용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 의회 자료에 따르면, 디 미니미스를 통한 수입 건수는 지난 2015년 1억5300만 건에서 2023년에는 10억 건 이상으로 폭증하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이미 중국산 제품에 대한 디 미니미스 적용을 중단했고, 이는 주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정보 분석 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는 관세 발표 전인 지난 3월 대비 5월 테무의 미국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52% 급감했고, 쉬인 역시 2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디 미니미스 폐지에 따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발송되는 800달러 미만의 해외 발송 소포는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관세율에 상응하는 ‘종가세(ad valorem duty)’ 또는 품목당 80달러(약 11만 원)에서 200달러(약 27만 원) 사이의 ‘특정세(specific duty)’가 부과될 예정이다.
6개월 후에는 모든 적용 대상 화물이 종가세 방식으로 전환된다. 다만, 미국 여행객은 200달러 이하의 개인 물품, 개인은 100달러(약 13만 원) 이하의 선물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 성향의 싱크탱크 ‘케이토 인스티튜트(Cato Institute)’는 디 미니미스 면세 폐지에 대해 “사실상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금을 인상하고 배송 시간을 극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모빌리티] 로봇이 셔틀 탄다...리프트, 2026년부터 자율주행 서비스 확장
· 승차 공유 네트워크에 벤텔러모빌리티(Benteler Mobility) 자율주행 셔틀 ‘홀론(Holon)’ 추가 계획 발표
· 도시 및 공항 시작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 방침
· 향후 수천 대 규모로 확장될 예정
모빌리티 승차 공유 플랫폼 업체 리프트(Lyft)는 이르면 내년부터 자사의 네트워크에 자율주행 셔틀을 본격적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리프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유럽 자동차 공급 업체 ‘벤텔러모빌리티(Benteler Mobility)’와 손잡고, 오는 2026년 하반기부터 자율주행 셔틀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활황세 분위기를 가속화하는 자율주행 분야를 선점하려는 사측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 모두 미래에는 인간 운전자와 로봇 운전자가 혼합된 형태의 차량을 네트워크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프트와 벤텔러모빌리티는 공항과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을 배치하는 것부터 비즈니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협력 지역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리프트는 최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전 세계 더 많은 지역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차량 대수가 수천 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히며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승객들은 리프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상 셔틀 서비스를 직접 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스터 모양’으로 묘사되는 8인승 전기 자율주행 셔틀은 벤텔러모빌리티의 계열사 홀론(Holon)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셔틀은 잭슨빌 대중교통국이 운영하는 새로운 3마일(mile) 순환 노선에도 배치될 전망이다. 리프트 측은 벤텔러모빌리티의 또 다른 사업부가 리프트 셔틀에 자금을 지원하고 소유할 것이며, 수천만 달러가 향후 자율주행 차량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