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원장 진두진휘해
1년간 연구진 대거 참여
고용·노사·규제·이동성 등
사회 전분야과제 총망라
“생산성·성장률제고 목표”
국내 대표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한민국 개혁 보고서를 다음달 내놓는다. 사회 각 분야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위한 ‘처방전’을 담았다.
24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KDI는 다음달 400쪽 분량의 방대한 개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KDI는 조동철 원장 주도로 1년간 내·외부 연구진을 대거 동원해 보고서 발표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KDI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우리 사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안, 개혁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분야별 혁신 과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는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는데다 기업·가계·정부가 모두 막대한 부채로 신음하며 위기에 놓여 있다. 노동과 자본 투입의 양과 질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한계에 직면했다. 제도개선과 기술혁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TPF)을 높여야 하는데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가 조사한 결과 미국을 1로 둘 때 한국의 총요소생산성은 0.614에 그쳤다. 주요 5개국(G5) 평균(0.856)에도 못 미쳤다. 일본(0.656)도 한국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KDI는 규제혁신전략을 최우선으로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는 총요소생산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핵심은 노동규제와 기업규제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KDI 관계자는 “대표적인 대기업 규제로 사익편취 규제가 있다”며 “계열사에 일감을 줬다고 해서 천편일률적으로 규제하기 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시장 자율에 맡기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업 지원 방향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담길 전망이다. 중소기업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눈에 띄는 고속성장 기업과 혁신 기업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DI가 지난 15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산업에서 고성장 기업 수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곳이 줄다 보니 경제의 역동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는 사회 이동성 강화 방안도 담긴다. 이동성이라는 주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 국정과제로 제시한 양극화 해소와도 일맥상통한다.
기재부는 다음달 사회이동성 개선방안 2차 대책을 내놓는다. 노동, 교육, 주거, 금융 등에서 계층간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종잣돈 마련에 도움이 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경우 전 금융권 ‘1인 1계좌’ 원칙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KDI 관계자는 “제도에 따라 성장이 영향을 받는다는게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연구 결과”라며 “보고서에는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