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마처세대’의 은퇴 쓰나미

2025-01-30

베이비부머(Baby Boomers)의 고령화와 은퇴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올해 1차 베이비부머(1955∼1963)의 맏형인 1955년생이 70세 문턱을 넘었고 2차 베이비부머의 첫째인 1964년생은 지난해 정년퇴직했다. 이들 거대 집단의 은퇴는 인구 지진(earthquake)에 비유될 정도다.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의료와 돌봄서비스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부터 개관해 보자. 베이비부머는 전쟁 혹은 극심한 경제침체 이후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1970년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한국의 경우 6·25 전쟁, 미국과 일본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태어난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 혹은 전후세대(Post-War Generation)라고도 일컫는다. 이들의 합계출산율은 3.0 이상을 유지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1차 705만명, 2차 954만명을 합해 165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2.3%를 차지한다. 나이로는 올해 70∼51세다. 이들은 IT 기기를 다루고 교육열이 높은 게 특징 중 하나다. 또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요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여서 ‘마처세대’로 불린다. 샌드위치 세대, 낀 세대라고도 한다.

일본의 베이비부머는 1947∼1949년 3년에 걸쳐 출생한 인구집단으로 비교적 짧게 끝났다. 연령별 분포곡선이 툭 불거졌다고 해서 단카이(團塊)세대라 불린다. 인구의 5%인 680만명 규모다. 1960년대 일본 학생·사회운동의 주역이었고 리버럴한 경향이 강해 아사히(朝日)신문을 즐겨 읽는다. 지난해 막내가 후기고령자인 75세에 진입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1946∼1964년생으로 1990년대 이후 미국의 호황을 이끈 세대다. 7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0%에 달한다. 미국은 정년제도를 폐지했으나 정부에서 이들에 대한 고용 안정과 복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면 베이비부머의 고령화 및 은퇴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노동인력의 급감과 의료 및 돌봄서비스의 급증을 불러온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들의 노동시장 이탈은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린다. 이들은 한해 100만명 가까이 태어났다. 달리 말하면 한해 100만명 가까이 일자리에서 빠져 나간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잠재성장률과 연금, 일자리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발표한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평가’ 보고서에서 이들의 취업 감소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금 고갈과 국가부채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의료비와 돌봄서비스의 증가라는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65세 이상 1인당 의료비는 전체 1인당 의료비의 2.7배에 이르고 계속 증가추세다. 또한 돌봄에 드는 월평균 간병비는 370만원이나 되고 돌봄인력(육아 포함) 부족은 2032년 38∼71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거대한 물결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하고 있나.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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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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