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 노동자- 용역업체 통화서 드러난 재단 ‘거짓말’

녹취에 “도 주무관 3개월 계약” 담겨

“1년 단위 고용승계 관철” 해명 배치

속보= 창원컨벤션센터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숨진 김씨의 녹취록과 유서에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관철했다는 경남관광재단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예상된다.(15일 5면)

15일 김씨가 남긴 녹취록과 유서에 따르면 고용승계 과정에서 용역업체 SWM측이 정부의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어긴 것은 물론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이 개입한 정황도 담겼다.

김씨는 숨지기 전날인 12월 31일 오후 SWM 관계자와 통화에서 “저는 (지난 7년여간) 고용승계를 계속 해서 (소속) 업체만 바뀌었을 뿐인데. 그 잠깐 사이에 저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렇게 해고를 결정하느냐”고 하자, 이 관계자는 “해고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 거다”고 했다. 이에 김씨는 “고용승계를 안한다는 것은 저희 입장에서는 해고와 똑같은 말이다”고 재차 항변했음에도 SWM 관계자는 “아니다. 그냥 단지 고용승계를 안 할 뿐이다”고 단언했다.

이후 김씨가 “계속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자, SWM측은 3개월 근로계약을 조건으로 고용승계를 제시했다.

SWM 관계자는 “조건 하나 제시하겠다. 3개월 근로계약서를 쓰고 하시는 거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종료하겠다”고 했고, 이에 김씨는 “3개월짜리 근로 계약은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SWM 관계자는 “그럼 안 하시는 거죠. (비정규직 노동자) 67명 전부 3개월짜리 (계약서) 쓸거다”고 했고, 이 말에 위축된 김씨는 “그러면 쓰겠다”고 했다. 이후 “윗사람 지시를 잘 따를 거냐. 소장과 경남 저기 저기(경남도 또는 경남관광재단으로 추정) 지시 내려온 거에 대해 잘 따를 거냐. 안따를 거냐”고 따져 물은 뒤, “전 직원 3개월 평가를 해서 아마 많은 수가 교체될 거다. 솔직히 내 마음 같아서는 아닌데, 아까 경남도 주무관님이 전화 와서 ‘자기가 책임질 테니 3개월 일하게 해달라’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셔서 생각을 달리했다. 김씨 보고 하는 거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화 다음 날인 지난 1일 자신이 근무하던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장에는 ‘겨우 3개월의 시한부 고용승계는 되었지만 무력감을 느낀다’ 등의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

이는 지난 13일 경남관광재단의 책임을 묻는 경남도의회 박병영 의원의 지적에 대해 “12월 31일에 1년 근로계약 고용 승계로 관철됐고, 용역업체 SWM도 고인과 얘기가 다 잘됐다고 했다”고 답한 황희곤 경남관광재단 대표이사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날 황 대표이사는 “관철이 됐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는 박 의원의 물음에 “저희도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고 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