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교착' 노리는 시진핑,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승자될까

2025-10-29

일단 시간 번 뒤 현안 집중…'美와 대등한 강대국' 이미지도 구축

부산에서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국이 더 큰 성과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CNN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결과와는 상관없이 중국이 승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게 된 이번 회담은 세계 무대에서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강대국으로 서야 한다는 시 주석의 목표와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정상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여는 데까지 거쳤던 과정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후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퍼부을 때 주요 국가들은 미국을 달래면서 관세 완화를 시도했지만, 중국은 정면 대응에 나섰다.

보복 조치와 반격을 주고받은 양국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을 통해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은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 내 여론은 "이제 미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통해 강력한 협상력을 확보했고, 첨단 반도체 등 미국산 핵심 기술에 대한 자립을 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왕이웨이 베이징 인민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미국도 이번 경험을 통해 8년 전과는 다른 중국의 역량을 깨닫게 됐다"며 "이제 미국이 더 이상 압도적 초강대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트럼프 자신이 인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성사된다면 시 주석에겐 더 큰 정치적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달성하려는 목표는 시간벌기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미국을 상대한 무역 전쟁에서 당장 승리하는 것보다는 미국의 압박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전략적 교착상태'를 이루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경제 둔화 상황에 직면한 시 주석 입장에선 단기적 경제 위협을 제거하고 국내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미중간 휴전이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분야의 패권 경쟁 등 근본적인 갈등 요인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두 구매 재개 등 중국의 양보는 전술적인 성격일 뿐 미중 무역구조의 구조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중간 휴전이 사소한 계기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대니얼 배허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보좌관은 "무역 휴전 기간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추진하고, 미국은 대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양국은 휴전을 다음 무역 전쟁을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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