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방침을 밝혔지만, 각국에선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올리브 생산국인 스페인의 관련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올리브유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은 전 세계 올리브유의 40%를 생산하고, 매년 약 18만t을 미국에 수출한다.
스페인 올리브유 생산업체 디쿱의 안토니오 루케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중장기적으로 우리는 유럽이 아닌 미국에 투자를 늘려야 할 수도 있다”며 “현재 업체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올리브 농장은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웠지만, 미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디쿱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올리브 농가 7만5000가구의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디쿱의 미국 내 매출은 총 2억4000만 유로(약 3400억 원)였다.
다른 스페인 올리브 생산업체도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전에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해 선적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조르디 기우 노톨리바 대표는 “90일 후 관세 추과 부과금을 피하기 위해 선적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때아닌 ‘가짜 계란’이 인기를 끌고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오는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미국인들 사이에서 계란 대신 감자나 마시멜로, 돌 등으로 가짜 부활절 계란을 만드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SNS엔 감자에 색을 입히거나 둥근 모양의 마시멜로를 염색해 병아리 모양 등으로 꾸미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골판지로 계란 모양을 만든 뒤 알루미늄 포일 등으로 감싸 가짜 계란을 만드는 방법도 유행하고 있다.
2023년 부활절을 앞두고 처음 시작한 이런 경향이 올해 더 심화하고 있다는 해설이 나온다. 미국에선 부활절에 계란 껍질에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린 뒤 이를 나눠 먹는 풍습이 있는데, 최근 1년 사이 계란값이 급등하자 계란 대신 다른 음식으로 부활절 기분을 내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10일 미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계란값은 전달보다 5.9% 상승했고, 1년 전보다 60.4%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요인도 있지만, 올해는 트럼프의 관세 시행 후 일어날 물가 폭등을 우려한 미국 서민들이 계란 등 필수 식료품을 사재기한 여파도 크다. 실제로 최근 미국 대형 마트 등에선 1인당 계란 판매 개수를 제한할 정도로 품귀 현상이 심화된 상태다.
미국으로부터 145%의 관세를 부과받은 중국에선 유통 대기업들이 자국 수출업체의 국내 판로 개척을 돕겠다고 나섰다.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2000억 위안(약 39조원)을 들여 수출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수출의 내수 전환 지원 계획’을 11일 발표했다. 향후 1년간 수출업체 제품을 직접 구매해 중국 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도 1000억 위안(약 19조6000억원)을 투자해 국외 판매를 하는 중소 상인들을 대상으로 보조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