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를 거듭할수록 수사기관이 범죄조직들로부터 몰수한 가상자산 액수가 커지고 있지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쉬 등 규모가 큰 가상자산의 몰수 비중은 되레 줄어들고 있다.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없다시피 한 이른바 ‘잡코인’들을 활용한 시세조작이나 이른바 ‘락업 사기’ 등의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범죄 조직이 아예 범죄수익 세탁을 위해 직접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서도 10여분만에 가상자산 발행이 가능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경찰이 압수한 범죄수익 가상자산 중 코인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2022년까지만 해도 경찰은 당시 최고점 기준 한화 7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140여 개와 2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 427개, 2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캐쉬 364개를 압수한 바 있다. 경찰은 2023년에도 스테이블코인 중 시가총액 1위인 ‘테더’ 112만 7000여 개를 압수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3년 사이 범죄조직들의 대형 가상자산 기피 양상이 뚜렷해졌다. 비트코인 몰수 갯수는 2024년 들어 0.2개로 대폭 감소했으며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쉬, 테더 등도 경찰의 범죄수익 가상자산 압수 목록에서 사라졌다. 경찰의 기소 전 몰수·추징 가상자산 보전 금액은 2023년 83억 원에서 2025년 9월 기준 1344억 원까지 치솟았지만 되레 시가 총액이 높은 대형 코인의 비중은 사라지다시피 한 셈이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시행으로 인해 자금 흐름 추적위험 부담을 느낀 조직들이 소규모 코인으로 눈을 돌린 탓이다.
범죄조직들이 이렇게 ‘잡코인’에 손을 댄 이유는 AI를 활용한 가상자산 발행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직접 시도해본 결과 단 10분 만에 ‘테스트넷’에 가상자산을 발행할 수 있었다. 테스트넷은 실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메인넷’에 가상자산을 발행하기 전 프로그램 점검을 위한 실험용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가상 네트워크다. 테트넷에서 기능이 검증되면 토큰은 정식으로 메인넷에 발행될 수 있다.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와 오픈AI의 ‘챗GPT’의 무료버전을 활용해 가상자산 발행 방법을 문의하자 두 생성형 AI가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우선 가상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가상의 지갑을 ‘메타마스크’라는 플랫폼을 통해 발급받는다. 회원가입도 거치지 않고 비밀번호만 설정한 뒤 은행의 보안카드와 유사한 보안코드를 저장하면 지갑 발급은 끝이다. 이후 코드를 입력하면 가상자산 발생을 해주는 웹사이트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도 제미나이와 챗GPT는 코인명과 발행 토큰 갯수 등을 정할 수 있는 코드를 마련해준다. 이 코드를 복사해 해당 웹사이트에 붙여 넣고 지갑과 연결하기만 하면 코인 발행은 끝난다. AI가 발행 갯수와 코인명칭, 코인의 코드명까지 모두 추천해준다. 실험 결과 10억개 규모의 서울경제 시험 토큰(SEDtest, SEDT)이 테스트넷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질문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토큰 발행을 확인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10여분에 불과했다.
이렇게 발행된 ‘잡코인’은 크게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하나는 해당 자산이 가치가 있는 것처럼 꾸며 피해자들에게 ‘곧 상장돼 가치가 폭등한다’고 속이거나 적게는 단돈 몇 만 원을 지불하고 사설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를 상대로 직접 사기를 치는 데 쓰인다. 일부 규모가 큰 범죄조직은 직접 가짜 거래소를 만들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등 등 주요 통신사기를 통해 우리나라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자금을 직접 발행한 코인으로 환전한 뒤 이를 다른 지갑으로 보내 현지통화로 환전하는 등의 세탁 용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특금법이 정착되면서 대형 코인을 가지고 돈세탁을 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발행이 쉽다는 점을 이용해 잡코인을 만든 뒤 옛날 다단계 방식처럼 피해자를 모으거나 자금 세탁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예전에는 특정 업체나 조직에 돈을 주고 의뢰해 가상자산을 발행했지만 현재는 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직접 제작이 용이해진 덕분에 의뢰 단가까지 내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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