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오른 해리 홀(잉글랜드)은 장염의 고통을 참고 성과를 이뤄냈다. 홀은 그 결과 상금 54만달러(7억3413만원)를 벌고 페덱스컵 순위도 50위 이내로 끌어올렸다.
26일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당시 대회장인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이랜즈(파70)에는 장염이 유행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아이들과 선수들 사이에 장염이 유행한 것 같다”는 마이클 김(미국)의 인터뷰를 전했다. 마이클 김은 다행히 증세가 경미했다. 하지만 에릭 콜(미국)은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고, 마티 슈미트(독일)는 최종 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홀 역시 장염에 걸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2라운드를 마친 날 밤 내내 몸이 아팠던 그는 3라운드가 열린 날 아침에도 똑같은 상태로 일어났다. 상태가 너무 심해 3라운드 시작 전 앰뷸런스에서 정맥 주사를 두 번 맞았다. 그리고 기권할 지 말 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시그니처 대회에 얼마나 큰 상금이 걸려있는 지를 생각한 홀은 버텨보기로 결정하고 앰뷸런스에서 곧장 1번 홀로 갔다. 워밍업은 전혀 하지 못했다. 다행히 이날 3라운드에 1언더파 69타를 쳐 순위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홀은 최종 라운드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스코어인 5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그는 어떤 동기로 몸이 아픈 것을 참을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이번 대회는 시그니처 대회다. 상금과 페덱스컵 포인트 때문에 참았다”면서 “누구라도 몇 억원을 벌 수 있다면 아파도 참고 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픈 것을 참고 경기를 한 덕분에 홀은 이번 대회에서 상금 54만달러(7억3413만원)를 벌었다. 또 페덱스컵 포인트도 150포인트 가량을 추가해 순위를 55위에서 47위로 끌어올렸다. 생애 첫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선 홀은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진출 기대도 키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