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숨긴 ‘러시아 파병’…군, 대북 확성기로 알렸다

2024-10-21

북한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 병력을 보낸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가운데 국군심리전단이 이를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북측에 알렸다. 북한 주민들은 물론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북한 장병들에게 심리적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군 당국에 따르면 대북 심리 방송인 ‘자유의 소리’는 21일 오전 뉴스의 두 번째 소식으로 “지난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군의 파병설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북한군 여섯 명이 공습으로 숨졌으며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구성된 3000명 규모의 특별 대대를 편성 중”이라며 “현지 매체들은 18명의 집단 탈영병까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자유의 소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우수리스크 지역의 한 군 기지에 다수의 북한인이 도착했다는 BBC 방송 보도도 방송했다. 또 한·미 정보 당국이 “지난 6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호군사원조 조항을 복원하는 조약을 맺은 이후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을 확인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이날 방송은 북·러 간 물밑 군사 거래를 북한 주민과 최전방 장병들에게 노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러는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포탄 지원과 대규모 지상군 파병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북 방송의 ‘1차 청중’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대상이 될 수 있는 북한 장병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최전방 일대에서 방벽 건설 등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해외 전장에 자신들이 투입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거나 북한군의 사망·집단 탈영 소식을 접하면 심리적으로 공포감을 느끼거나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자유의 소리는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의 공식 발표를 인용하진 않았다. 사실상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북한 주민에게 상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

국정원은 앞서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이 해당 기간 북한의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특수부대원 1500여 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다”며 위성사진 등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4개 여단(1만여 명 규모)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