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채널 아리랑TV 푸드다큐멘터리 ‘HOME TO TABLE’이 25일 방송을 통해 6·25 전쟁 75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이 방송은 실향민 1세대의 생생한 기억과 음식에 담긴 고향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과 세대, 역사와 정서를 잇는 시간을 마련한다.
‘HOME TO TABLE’은 부모 세대의 레시피를 자녀 세대가 함께 배우고, 음식을 통해 가족 간의 추억과 감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6.25 특집은 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음식을 매개로 가족과 시대를 잇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깊이 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에피소드 주인공은 서울 종로구에서 전통 채식당을 15년째 운영 중인 어머니 이춘필 씨와 딸 김현진 씨. 두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오롯이 ‘서로를 위한’ 한 끼를 준비하며, 고향과 가족, 음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춘필 씨는 1950년 6·25 전쟁 발발 당시 다섯 살의 나이에 고향 함경도 원산에서 피난길에 올랐던 피난민이었다. 그는 “이불 하나랑 보따리를 인 어머니 손을 잡고 야밤에 흥남부두에서 군함을 탔다”

“피난민들의 인파에 떠밀려 어머니 손을 놓칠까 봐 무서워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다며 75년 전의 피난 당시 상황을 회고한다.
방송에서 모녀는 함께 ‘배냉면’을 만든다. 이 요리는 함경도식의 칼칼한 양념과 사찰 음식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음식으로, 어머니에게는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메뉴다. 이맘때쯤이면 배냉면과 함께 고향이 유독 생각난다는 그녀는 기후 변화로 인한 배 수급 불안정과 과일 품질 저하 등으로 인해 식당 메뉴에서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게 된 안타까운 상황도 이야기 한다
“배냉면을 메뉴에서 내릴 때, 마치 고향을 잃는 것 같은 섭섭함이 들었다”는 그의 말에는 깊은 상실감과 함께 음식이 지닌 정서적 가치를 전한다.
모녀가 함께 ‘배냉면’을 만드는 장면은 단순한 요리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방송에서 김현진 씨는 “장사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서로를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항상 손님을 먼저 생각했던 두 사람에게 이날은 오롯이 자신들을 위한 시간이었다. 그 속에서 모녀는 고향에 대한 기억과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세월의 무게를 되새긴다.

‘HOME TO TABLE’은 이번 방송을 통해, 음식을 통해 세대와 시간을 잇는 따뜻한 장면을 보여준다. 전쟁의 아픔과 이산의 상처가 여전히 존재하는 지금, 고향의 맛을 다시 빚어내는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잊고 지냈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세대를 넘은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이번 특집 방송은 6월 25일 낮 12시, 아리랑TV ‘HOME TO TABLE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