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물' 임성근 1호 소환...'VIP 격노' 규명 성과
구명로비·호주 도피 의혹도 속도...'尹 조사' 실효성은 의문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60일의 1차 수사기간을 마치고 후반전에 돌입했다. 특검팀은 지난 두 달 동안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도피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확인하는 등 성과도 있었으나, 다른 특검팀과 달리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는 전무한 상황이다. 수사기간이 가장 짧은 채해병 특검팀이 멀지 않은 시점에 각종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 'VIP 격노' 확인 성과...김계환 신병확보는 실패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해병 특검팀은 수사기간을 한 달 연장해 오는 29일까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일 수사 개시 당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소환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동시에 수사외압·구명로비 의혹 등의 중심에 서 있다.
상징적 인물인 임 전 사단장을 1호로 소환한 특검팀은 이후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2023년 7월 3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낸 뒤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당시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화내는 걸 봤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고,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도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낸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 참석자 7명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인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탄력을 받은 특검팀은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해 모해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도망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특검팀의 첫 신병 확보 시도가 실패했다.
이후 특검팀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을 수차례 소환조사하며 '수사외압 의혹'의 경로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 "머지않아 이종섭 조사"...이후 尹부부 소환할 듯
수사외압 의혹과 더불어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이 전 장관 호주대사 도피 의혹도 진척이 있었다. 특검팀은 구명로비의 경로를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의 해병대 출신 인사들과 개신교계 인사 등 두 갈래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대사 도피 의혹과 관련해선 조태열 전 외교장관, 박성재 전 법무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법무부·외교부 청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을 받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개최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외교부 실무자들도 불러 조사했다.
이번 주부터는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검팀은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 부부도 머지않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채해병 특검팀의 수사기간은 최장 10월 말까지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다른 특검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의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