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축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한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수입육류 유통을 맡은 대상홀딩스 산하의 ‘혜성프로비전’에 해당 분야를 전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러한 대상홀딩스의 행보에 대해서 그룹의 주력 분야를 분배해 오너 3세인 임세령・임상민 자매의 그룹 후계구도에 균형을 맞추려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상은 오는 12월에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할 예정이다. 대상홀딩스는 지난 2019년 4월 대상네트웍스(당시 ‘글로벌미트’) 지분 51%를 40억 원에 취득했고 2019년 하반기 지분 100%를 확보하며 축산물 도소매 사업을 확장했다.
◆ 한지붕 아래 축산물 담당 2곳
현재 대상홀딩스의 산하에는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전’이 국내 축산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대상네트웍스’ 지분 100%, ‘혜성프로비전’의 지분 70%를 보유 중이다.
대상은 그룹 차원에서 축산물 사업 구조의 효율화를 통해 ‘혜성프로비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상네트웍스’는 내리 적자를 겪어온 반면 ‘혜성프로비젼’은 원활하게 사업을 영위 중이다.
2019년 종속회사로 편입된 ‘대상네트웍스’는 매년 규모는 성장해왔으나 영업손실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2020년 59억 원, 2021년 10억 원, 2022년 46억 원, 2023년 4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년 303억 원 2021년 696억 원, 2022년 1,205억 원, 2023년 1,294억 원으로 늘어났다.
‘혜성프로비전’이 종속된 시기는 2022년 11월로, 대상홀딩스가 ‘대상네트웍스’를 인수한 뒤의 일이다.
대상홀딩스는 혜성프로비전과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했고, 혜성프로비전 지분 70%를 490억 원에, 크리스탈팜스의 지분 70%를 385억 원이 취득했고 이듬해인 2022년 4월에 크리스탈팜스를 혜성프로비전에 흡수합병 시켰다. 이 때 부대비용을 포함해 883억 원의 손실은 초록마을 매각 등을 통해 메꿨다.
혜성프로비전은 냉장・냉동육류를 수입해 이마트와 쿠팡 등의 채널에 유통하면서 2022년 39억 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지만 2023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2022년 2,695억 원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56.1% 늘어난 4,207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상홀딩스’는 ‘혜성프르비젼’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양세다. 지난 9월 한우유통 업체 ‘홍우’를 인수해 수입 육류에서 한우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반면, ‘대상네트웍스’는 2021년 온・오프라인 연계 정육 플랫폼 ‘고기나우’를 지난 6월 종료하는 등 사업이 축소되는 형세(形勢)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네트웍스가 대상홀딩스로 합병된다면 유통사업의 축은 혜성프로비전으로 집중된다는 것이 자명하다.
◆ 대상 3세 ‘임세령’・‘임상민’ 자매의 존재…승계 절차일까?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과 부회장의 동생인 대상그룹 임상민 부사장은 축산물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임세령 부회장은 대상홀딩스에서 등기임원이자 총괄 업무를 맡았다.
지난 2023년 3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상민 부사장은 등기임원으로 전략 부문을 담당한다.
등기이사는 인수합병(M&A)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위치다. 그래서 이번 인수합병에 부회장과 부사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향후 대상홀딩스와 대상을 나누는 승계 준비과정에서 축산물 사업을 분배하기 위한 밑작업이란 의미다.
다만 현 시점에서 자매를 둘러싼 대상그룹의 승계구도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자매는 대상홀딩스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곳의 최대주주는 지분 36.7%를 보유한 임 부사장이며, 임 부회장은 20.4%를 가진 2대주주다.
지분 보유 부분만 보면 임 부사장이 좀 더 승계에 무게추가 기울지만 2009년 이혼한 후 느지막이 경영에 참여한 임 부회장이 동생보다 승진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 2021년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직행했다는 점에서 임 부회장이 차기 총수가 될 것으로 점치는 의견도 많다.
여기에 임 부회장은 동생과 달리 대상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다.
승계에 전문적인 사람들은 형제・자매 경영을 한 다른 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각자 나눠 맡을 가능성을 점치면서, 성장성이 높은 육류 사업을 대상홀딩스와 대상에 나눠줬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