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 반려인을 위한 '재난 대비 생존북 개 고양이와 함께 살아남기!'

2025-08-24

[비즈한국] ‘이 녀석들을 다 데리고 어떻게 대피하지? 대피소에선 받아주지도 않는데!’ 몇 해 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으니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받고 공포에 사로잡힌 일이 있었다. 반려동물이 여럿인 터라 당장 이들을 어떻게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히 이 문자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안도의 한숨과 함께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현타’가 밀려왔다. 아마 많은 반려인이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재난 재해가 급증하는 시대, 반려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 동물 전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에서 재난 상황에서 반려인이 알아야 할 내용을 담은 ‘재난 대비 생존북’을 ‘개와 함께 살아가기​’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기​’ 두 종으로 출간했다. 이름에 걸맞게 일상생활에서부터 재난 발생 시, 대피 생활,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까지 재난 전후 반려인이 준비하고 확인할 것을 꼼꼼히 알려준다.

재난 대비 생존북 개와 함께 살아남기!

재난 대비 생존북 고양이와 함께 살아남기!

네코비요리 편집부 엮음 전화영 옮김 책공장더불어 120쪽/148쪽 각 1만 5000원

책은 먼저 재난 시 지켜야 할 기본수칙을 강조한다. 제1 원칙은 뜻밖에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 사람이 먼저 살아야 동물도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올 초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개를 데려오려고 집으로 다시 들어간 보호자가 사망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재난이 발생하면 개 고양이는 공황 상태에 빠져 보호자를 피해 숨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사람만 대피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건강한 개 고양이는 사람보다 민첩하고 생존 공간도 작게 차지해서 사람보다 생존 가능성이 훨씬 높다. 보호자의 안전을 확보한 뒤에 어떻게 반려동물을 지킬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반려동물을 위한 재난 대책은 ‘보호자 몫’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내견 외에 다른 반려동물은 대부분 대피소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반려동물용 구호물자도 없다. 대피소에서 받아준다 해도 생활하던 곳이 달라지면서 동물의 상태가 나빠지기 쉽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더더욱 그러하다. 보호자는 ‘내 반려동물은 내가 지킨다’는 굳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 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사람만 대피할 경우 집에 동물을 두고 오가며 돌보는 방법이나 다른 곳으로 동물을 대피시키는 방법도 고려해본다.

마지막 원칙은 ‘완벽한 재난 안내서는 없다’는 것. 주거 형태, 가족 구성, 반려동물 수와 건강상태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대비법도 다르다.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직장인 1인 가구라면 부재중 재난 발생 시 고양이의 안전을 확인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3대가 아픈 개 여러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면 개가 평소 먹는 약을 모아두는 것이 필수다. 책에서는 이런 각각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알려준다.

대피할 때 반려동물을 넣을 이동장과 목줄·가슴줄은 가장 필수적인 물품이다. 평소부터 준비해두고 동물이 익숙해지게 해야 한다. 고양이의 경우 이동장은 고양이 수만큼 있어야 한다. 사료, 처방 약, 간식도 최우선 물품. 가장 먼저 들고 나가는 사람용 비상용품과 같은 가방에 넣어둔다. 반려동물 사진과 건강수첩, 실종 전단지도 미리 만들어두면 좋다.

놀란 고양이를 잡을 때 세탁망을 활용한다거나, 수도 전기가 끊긴 집에서 페트병을 사용해 건전지와 물을 절약하고 오수를 여과하는 방법, 비상 시 고양이 화장실을 인간이 활용할 수 있다는 ‘꿀팁’과 반려동물에게 출혈, 골절, 탈수 등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 요령도 담겼다.

‘개 고양이와 함께 살아남기!’는 평상시 준비해야 할 물품은 물론 재난이 닥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반려인의 정신을 무장시킨다.

물품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밖에서 재난을 당했을 때, 집에서 재난을 당했을 때, 재난 시 개가 집에서 도망쳤을 때와 같이 모든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서문

이 책과 함께 평소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을 팔로우하면서 정보를 숙지하고 틈틈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크게 도움이 될 듯싶다. 무엇보다 내 개 고양이는 내가 지킨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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