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최근 5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생산 기업 이수페타시스(007660)를 두고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을 함께 내놓으며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원우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5498억 원 중 2500억 원은 생산 공장 증설에 쓰이고 나머지 2998억 원은 2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418550)를 인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대규모 자본 확충 효과로 이수페타시스의 재무 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선임연구원 주장에 따르면 유상증자 완료 이후 이수페타시스의 부채 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올 6월 말 기준 120.0%와 34.1%에서 42.3%와 18.6%로 크게 낮아진다.
박 선임연구원은 재무 구조 개선과 함께 주력제품인 고다층기판(MLB)의 생산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MLB는 반도체 등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PCB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박 선임연구원은 “공장 증설 계획이 순차적으로 완료된다면 생산 능력 제고에 따른 시장 점유율 상승 및 외형 성장 등으로 사업 경쟁력이 한 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다만 제이오 인수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두 기업간 사업 연관성이 낮다 보니 합병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서버, 네트워크 장비 기업 등을 주요 수요처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수페타시스와 2차전지를 주요 전방시장으로 보유하고 있는 제이오 간 사업적 시너지가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발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2차전지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박 선임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의 부정적 수급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제이오 역시 올해 들어 종전 대비 부진한 영업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이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 3분기 6억 7525만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MLB시장의 전방수요 성장세 유지 여부와 함께 제이오 인수에 따른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실 질적인 사업안정성 제고 여부 등에 대하여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