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전 14기’ 만에 농심신라면배 출전 꿈 이룬 이지현, 리친청 꺾고 농심신라면배 ‘감격의 데뷔승’

2025-09-03

그야말로 감격적인 첫 승이었다. ‘대기만성의 표본’ 이지현 9단이 13전 14기 만에 이룬 농심신라면배 본선 데뷔전에서 첫 승을 따냈다.

이지현은 3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열린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국에서 중국의 리친청 9단을 맞아 22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이 농심신라면배 1국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2021년 제23회 대회에서 원성진 9단이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꺾은 뒤 4년 만이다. 이지현은 4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의 1번 주자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이지현 본인에게 있어 더욱 뜻깊은 승리였다.

이지현은 2010년 첫 도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꾸준히 농심신라면배의 문을 두드렸으나 늘 예선을 넘지 못했다.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하고 도전한 횟수만 무려 13번이었다. 20회 대회와 21회 대회 때는 예선 결승까지 올랐으나 끝내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초반부터 승승장구해 예선 결승까지 순조롭게 올랐다. 그리고 결승에서 한국 바둑 랭킹 2위 박정환 9단을 완파하고 14번째 도전 만에 농심신라면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속기파인 리친청을 맞아 이지현은 칼을 갈고 나온 듯 거침없이 착수를 이어갔다. 이지현의 기세에 밀린 리친청이 좌변에서 승부수를 띄우려다 그만 65수째 실착을 했고, 때를 놓치지 않은 이지현이 단숨에 차이를 벌렸다. 좌변에서 상황이 어려워진 리친청이 우변에서 타개책을 내보려 했으나 83수째 다시 판단 미스를 하면서 이지현의 AI 예상 승률이 90% 이상으로 치솟았고, 이후 더 이상의 반전없이 진행되며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지현은 대기만성의 상징과도 같은 기사다. 2010년 만 18세 나이에 프로 입단 후 한동안 ‘중위권 기사’ 정도의 레벨에 머무르다 2020년 제21회 맥심커피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이후 군에 입대했지만, 제대한 이후에도 기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올해 초 18연승을 달리는 등 무시무시한 기세를 뽐냈고, 제26회 맥심커피배에서는 ‘최강’ 신진서 9단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랭킹도 치솟아 지금은 5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첫 도전으로부터 15년이 지난 올해 만 33세 나이로 감격의 농심신라면배 데뷔승을 거머쥐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