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F&B가 온라인 부문 자회사인 동원디어푸드를 흡수합병한 이후로 온라인 사업 재정비에 나선다. 동원F&B는 정기주주총회을 통해 기존 동원디어푸드의 사업 목적을 그대로 가져온 뒤 통합 시너지를 강화해 온라인 경쟁력을 제고, 관련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서비스 및 유통업, 통신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올린다. 이외에도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 상품권 판매 및 유통업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디어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동원디어푸드의 사업 목적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며 "합병 후 기존 운영 중인 사업과 내부 인력 등은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동원F&B는 전자상거래 관련 서비스 사업을 대거 추가하면서 온라인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동원F&B는 지난해 8월 온라인 부문 자회사인 동원디어푸드 지분 100%를 흡수합병했다. 이는 동원디어푸드가 온라인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물적 분할한 지 3년 만이다. 회사 측은 합병 이유에 대해 코로나 이후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분리 운영보다 통합 법인이 시너지 창출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애매한 성과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동원디어푸드 분할 첫 해인 2021년은 코로나 이후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다. 그해 동원디어푸드는 영업이익 13억원을 거뒀지만, 2022년 영업손실 39억원, 2023년 6억원 흑자 전환했으나 경영 효율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동원디어푸드는 내부적으로 동원F&B 온라인 자사몰인 '동원몰'과 동원홈푸드 온라인 몰 '더반찬', 펫 쇼핑몰 '아르르'를 운영하고, 외부 몰(쿠팡·오픈마켓 등)에서 영업활동을 전개했었다. 동원디어푸드가 동원F&B와 동원홈푸드 제품을 납품 받아 채널에 유통하는 방식이었다.
동원F&B가 온라인 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운영비용을 효율화하고 외부업체와의 협상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원디어푸드와 제품을 거래하는 유통 경로가 한 단계 줄어 비용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거래 주체인 동원F&B가 기존보다 기업 규모가 큰 만큼 쿠팡 등 외부 이커머스 업체와의 납품 거래 협상에서도 주도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단추는 잘 뀄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동원F&B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온라인 사업은 실적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지만, 동원F&B 실적에 희석돼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이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F&B는 조미식품 유통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와 제휴 등 협업을 통해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온라인 사업 모델 기반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양 사가 보유한 전산 시스템과 물류 체계를 토대로 제조·유통 간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 통합으로 사업의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기존 식품 사업의 온라인 경쟁력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실제 흡수합병 이후 온오프라인 유통이 모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온라인 경로의 경우 합병 전에 비해 두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