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선호 기자] 롯데쇼핑의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하반기에 e그로서리사업단이 이커머스사업부에서 마트사업부로 이동하면서 이뤄진 결과로 분석된다. 상품본부를 식품 전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SCM도 부문에서 본부로 승격시켰다.
최근 롯데쇼핑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조직도가 지난해에 비해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2022년부터 롯데슈퍼 조직을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고 2024년 하반기에 e그로서리사업단까지 롯데마트로 이동하면서 본격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조직도 기준으로 보면 몰사업본부가 신설됐다. 신규사업본부의 산하 기능을 관련 본부로 이동시키면서 해당 조직은 사라졌다. 몰사업본부는 신규사업본부에 있던 테넌트부문과 기존 상품본부의 비식품 영역을 흡수했다.
이로써 기존 상품본부는 식품 영역에 집중하는 구조로 편성됐고 명칭도 ‘그로서리본부’로 변경됐다. 때문에 산하에 있던 그로서리총괄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성도 없어졌다. 그로서리본부는 상품혁신부문, 신선1‧2부문, HMR부문, 가공일상부문 등으로 편제했다.
주목할 건은 그로서리본부 산하에 신설한 온라인상품부문이다. 롯데마트 내 조직으로 e그로서리사업단이 이동했고 이에 따른 조치가 이뤄진 형태다.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에 집중시키는 동시에 추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맞는 상품을 개발‧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e그로서리사업단을 보면 그 산하에 CX부문, 플랫폼부문, CFC개발운영실이 운영된다. 그중 CX(Customer Experience)는 고객경험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 론칭하고자 하는 ‘롯데마트 제타’ 플랫폼 운영을 위한 조직으로 분석된다.
e그로서리사업단은 이커머스사업부에 속해 있을 때에도 플랫폼 개발과 물류센터 CFC 운영 시스템 구축 등 ‘롯데마트 제타’를 론칭하기 위한 업무에 집중했다. 이러한 업무는 롯데마트로 이동해도 그대로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마트는 기존 상품‧SCM 조직을 전반적으로 ‘e그로서리’에 맞춰 변화를 준 양상이다. SCM 조직은 지난해 부문으로 운영되다 올해 본부로 승격된 후 산하에 SC혁신부문, 개발부문, AI 시스템부문을 운영하는 체제가 됐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가 직접 나서 2022년 영국 리테일 오카도와 온라인 그로서리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e그로서리사업단이 꾸려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실현해나가는 작업을 롯데마트의 SCM본부가 맡게 된 격이다. 물류 시스템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해 그로서리 시장을 공략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마트‧슈퍼영업본부를 제외한 전반 조직이 ‘롯데마트 제타’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태로 보인다.
롯데마트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e그로서리와 AI‧RMN 매출 목표로 2026년 3000억원, 2030년 2.8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가 e그로서리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구체화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슈퍼영업본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상품본부는 그로서리본부로 변경되면서 비식품 영역은 몰사업본부로 이관시켰다”며 “e그로서리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