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레시세미컨덕터가 메타와 협력해 증강현실(AR) 글라스용 적색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플레시는 2020년 메타 전신인 페이스북과 AR헤드셋용 디스플레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회사다. 플레시가 개발 및 제조하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메타 전용으로 묶여있다.
회사 측은 칩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보다 작고, 최대 600만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 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만인 LED를 뜻한다. 크기가 작고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화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AR용 마이크로 LED는 5마이크로미터 이하가 돼야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칩 크기가 작을수록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화소를 채워넣을 수 있는 데, AR 글라스는 1인치 내외의 매우 작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서다. 다만 마이크로 LED의 발광효율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특히 적색은 녹색, 청색과 달리 물성의 한계로 인해 소형화하면 충분한 밝기가 나오지 않아 구현이 어려웠다. 메타는 플레시와 협력해 적색을 소형화하면서도 충분한 밝기를 내도록 하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AR 글라스는 야외 시인성이 관건”이라며 “녹색이나 청색과 비교해 적색은 10분의 1 수준 밝기인 100만니트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야외 시인성을 확보할만한 상당한 기술적인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해 9월 AR 글라스 '오라이언'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시제품은 실리콘 기판 위에 마이크로 LED 화소를 형성한 레도스(LEDo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업계 최대인 70도 시야각을 통해 고해상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오라이언이 2027년이나 2028년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