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우디 AI강자 '휴메인', 연내 한국 지사 설립…“AI 협력 허브 구축”

2025-10-12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공지능(AI) 기업 '휴메인(HUMAIN)'이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연내 한국 지사 '휴메인코리아' 설립을 추진한다.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다.

휴메인은 올해 5월 출범한 신생 기업이다. 하지만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AI 전문기업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인재를 확보하며, 사우디의 AI 리더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본사에서 전자신문과 만난 타렉 아민(Tarek Amin) 휴메인 CEO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기술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휴메인코리아 설립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의 혁신 생태계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AI 협력 허브'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민 CEO는 올해 처음 열린 한국 스타트업과의 기술 교류 워크숍에도 직접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워크숍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중소벤처기업 중동 진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번 워크숍에는 △리벨리온 △딥브레인AI △라이너 △크라코 △AIM 인텔리전스 △뉴럴디 △뤼튼테크놀로지스 △메디사피언스 등 AI 스타트업 8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 달 전 휴메인 임원단이 한국을 방문해 직접 선정한 곳으로, 현지 워크숍에서는 협력 모델과 공동 R&D 기회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민 CEO는 이들 스타트업의 피칭이 끝날 때마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가능성을 직접 검토했다.

그는 “한국 AI 스타트업의 혁신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높다”며 “일부는 구글 등 글로벌 검색 기업을 능가할 만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휴메인이 그들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발판(vehicle)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의장을 맡고 있는 '휴메인'은 사우디의 '비전 2030(Vision 2030)'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엔비디아, AMD, 퀄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 '소버린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2026년까지 리야드와 담맘 등 주요 도시에 500메가와트(MW)급 AI 슈퍼컴퓨팅 인프라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자체 개발한 아랍어 초거대언어모델(LLM) '알람(ALLAM)'을 기반으로 정부, 금융, 교육, 제조 등 전 산업 분야에 AI 솔루션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람의 업무 패턴과 대화 흐름을 학습해 기업의 워크플로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관리하는 '휴메인 원(Humain One)'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기업의 업무 환경을 일원화하는 플랫폼으로, 사우디의 '주권형 AI'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아민 CEO는 “이미 휴메인 원 프로젝트에 한국의 AI 스타트업도 참여해 개발 중이며, 불과 3개월만에 매우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등 첨단 분야로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리벨리온 엄채영 이사는 “CEO 앞에서 직접 피칭해 긴장됐지만, 휴메인이 '기술력 대비 마케팅이 약해 저평가된 한국 기업'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며 “휴메인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휴메인은 최근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5'에서 퀄컴 과 함께 차세대 AI PC '호라이즌 프로(Horizon Pro)'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Snapdragon X Elite) 칩과 '휴메인 원'을 탑재해, 인간 인지 속도보다 최대 100배 빠른 연산, 40%의 전력 효율 향상, 18시간 이상 배터리 수명을 구현했다. 아민 CEO는 “AI PC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는 혁신적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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