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승리를 부르는 안타…‘가을 강백호’는 무엇이 다를까

2024-10-07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3일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승리 후 이날 결승타를 때린 강백호(25)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진작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방끗 웃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과 다른 스윙으로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는 강백호의 마음가짐을 알아챘다. 그는 “콘택트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며 “책임감과 팀워크가 느껴진다”고 흡족해했다.

실제로 ‘가을 강백호’는 정규시즌보다 배트를 짧게 잡고 간결한 스윙을 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타석을 보면, 강백호는 6회초 1사 3루에서 좌완 이병헌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직구를 힘들이지 않고 밀어쳐 3·유간을 빠져나가는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1차전 두산과 격차를 2-0으로 벌렸던 적시타 상황도 비슷하다. 당시 강백호는 1-0으로 앞서가던 1회초 무사 2·3루에서 선발 곽빈의 다소 밋밋했던 체인지업을 간결하게 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와서도 팀 배팅이라는 목적성을 강하게 띤 스윙을 하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 5일 LG와 1차전 2회초, 좌완 선발 디트릭 엔스의 커터를 공략해 우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선두 타자의 제일 중요한 임무인 출루에 성공했고, 직후 문상철의 선제 투런포가 터졌다.

콘택트에 집중한 강백호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1·2차전부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팀도 모두 승리했다. 2-7로 패한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0으로 앞서던 3회초 1사 1·3루에서 임찬규의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희생 플라이로 연결하며 팀에 필요한 타격을 했다.

강백호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 정규시즌(20.7%)과 비교해 삼진율(11.8%)이 크게 줄었다. 17타석 중 삼진은 단 2번뿐이었다.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배트를 두 마디 정도 짧게 잡고 간결하게 치려는 것 같다. 정규리그와 똑같이 스윙하면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걸 스스로 느낀 것 같다”며 “워낙 힘이 좋은 선수라서 간결하게 치더라도 잘 맞으면 넘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강백호는 26개의 홈런을 쳤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릴 능력이 있다.

이 감독이 책임감과 팀워크를 언급한 것처럼 바깥에서 보는 시선도 비슷하다. 장 위원은 “강백호는 팀의 중심 타자다. 그렇게 잘 치는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빼고 간결하게 치는 것만으로 팀의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이 강백호의 이런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체 연습경기를 하던 중 내복사근이 찢어졌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팀원들과 함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고, 이는 마음의 빚으로 남았다. 남다른 각오로 가을야구를 시작한 그는 승리를 부르는 안타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다.

LG와 1승씩을 나누어 가진 KT는 8일 홈구장 수원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강백호가 안타를 치면, KT는 승리했다. 적어도 앞선 4경기에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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