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역사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조민호 옮김·더퀘스트·2만1000원

스페인 발렌시아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 입구에서는 매주 목요일 정오 ‘물의 법정’이 열린다. 지역 농민들이 물과 관련된 분쟁을 풀기 위해 찾는 곳으로 15세기부터 시작됐다. 약 2만명의 지역 농부가 2년에 한 번씩 투표를 통해서 지역 관개수로를 대표하는 재판관을 뽑는 등 자치적 성격을 띤다.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관들이 공개적으로 사건을 논의한 다음 벌금을 부과하거나 기각한다. 심리할 사건이 없으면 15분을 기다리다가 법정 문을 닫는다.
‘물의 법정’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물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으로 꼽힌다. 예컨대 중동에서는 요르단강 물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 하류 계곡을 공유지로 두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지역 대표와 시민들이 회의를 통해 물을 관리하는 ‘굿워터 네이버스’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회철학자인 저자는 우리 시대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과거에서 찾는다.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섞여 살면서 서로에게 관대했던 이슬람 지배 지역 ‘알안달루스(Al-Andalus)’ 사례를 통해 현대의 도시를 어떻게 설계해야 이민과 혐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외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18세기 영국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조명하고, 불평등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20세기 초 인도의 불가촉천민 여성들이 벌였던 투쟁을 소개한다.
저자는 “인류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역사는 우리 상상력의 기준점을 초월해 잃어버린 보물처럼 묻혀 있던 과거의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주는 힘을 간직하고 있다.”
하늘 읽기
사이먼 클라크 지음·이주원 옮김·동아시아·1만8000원

대기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가 대기과학의 탄생부터 기후위기의 현실까지 쉽게 풀어쓴 대중과학서. 대류권, 성층권, 제트기류, 극소용돌이, 남방진동, 온실효과 같은 핵심 개념과 이를 연구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었다.
완다는 별의 소리를 들어요
완다 디아스 메르세드, 에이미 S. 핸슨 지음·지구 옮김·너머학교·1만7500원

우주 관측 데이터를 소리로 바꿔 분석하는 시각장애인 천문학자 완다 디아스 메르세드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서로 다른 조건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다감각적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하는 ‘포용적 과학’이 과학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생각의 틀을 깨는 40개의 지도 이야기
앨러스테어 보네트 지음·김시경 옮김·M31·2만원

지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40개의 지도를 매개로 역사, 사회, 과학, 자연,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는 “지도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정보를 체계화하며, 연결된 사회의 맥박을 측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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