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다수 매물들 시장에 나온지 오래...경영 불확실성 커지며 M&A도 '정체'
소비침체가 주된 원인...관세 리스크 및 원·달러 상승도 영향 미쳐
티메프, 일부 인수 희망자 찾기도 했으나..."매각액 협의 쉽지 않을 가능성 높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고물가와 고환율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유통가에서는 앞서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매각 정체’ 기조가 올해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통가의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실제로 삼정KPMG는 앞서 올해 유통업계 산업 전망을 ‘중립’으로 진단했다. 물가상승이 누적되면서 체감물가 역시 상승해, 소비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항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도 올해 소매시장은 전년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인상 예고 및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유통업계의 긴장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M&A 시장에는 매물들이 쏟아지지만, 정작 실사 및 매각 체결 등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질 않는 모양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은 ‘공격적 투자’보다 당분간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단 기조를 띠고 있는 것.
실제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6월 매각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새해가 지나도록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SK스퀘어도 지난해 11번가의 매각을 선언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인수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앞서 SK스퀘어는 매각 희망액을 1조원에서 반절 수준인 5000억원대로 하향 조정했지만, 매각은 여전히 정체된 채로 남아있다.
한편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금 사태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메프(티몬·위메프)도 앞서 매각 의지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영 중핵집단유한공사(CNCC·중핵그룹) 계열의 사물인터넷(IotT)데이터그룹이 최근 티몬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또한 티메프에는 앞서 국내 2곳에서도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메프가 이들 중 한 곳과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이후 피해 변제에 대한 과제는 남는다. 이에 변제 및 매각액 설정 등 실질적인 매각 협의 단계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일 <녹색경제신문>에 “인수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매각액 협의에서 대부분 의견을 좁히는 것이 어렵다”며 “특히 현재 유통업 전반에 난조가 흐르는 상황인지라 기업들이 선뜻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편 M&A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각설’만이 계속해서 도는 기업도 있다. 시장에선 롯데그룹이 롯데하이마트를 매각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제기돼 왔지만, 최근 롯데하이마트의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이에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지분 매각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롯데하이마트의 1주당 주식가격은 지난 2011년 상장 당시엔 9만원에 달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며, 현재(6일 오후 2시 29분)는 7470원에 거래 중이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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