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실세' 트럼프 주니어 방한…4대 그룹 총수 안만났다, 왜?

2025-04-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박 2일 방한 일정 동안 국내 재계 총수와 1대1 ‘릴레이 면담’을 했다. 다만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는 빠져 예상보다 규모가 줄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숙소인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재계 20위권 대기업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호텔 보안구역에서 1대1 ‘티 타임(차담)’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총수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가량 만났다. 극비리에 진행한 탓에 구체적인 면담 시간과 동선은 노출되지 않았다. 경찰을 건물 안팎에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재계에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다. 신 부사장은 아버지 신 회장과 동남아 출장길에 동행했다가 따로 귀국해 이날 면담에 참석했다. 롯데의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인수해 증설한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은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내 생산을 앞두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도 면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3형제는 면담에서 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방위산업(방산) 등 현황을 소개하고 향후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재현 CJ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구자은 LS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기술 동향,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이번 면담에 불참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해외 체류 중이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트럼프 주니어가 ‘실세’라 하더라도 정부가 통상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총수가 나서) 따로 만나는 건 부담스럽다”며 “아무래도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동을 바라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한 일정은 국내 재계 인사 중 친분이 있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저녁 모처에서 만찬을 가진 뒤 오후 늦게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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