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디자이너들이 1960년 4·19 혁명부터들이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2024년 12·3 비상계엄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할 때 등장했던 ‘시국선언문’을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은 63개의 정상급 현업 디자이너(개인 및 단체)가 참여한 ‘시대 정신’ 프로젝트를 10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일상의 실천 측은 “민주주의와 시민의 역할을 시각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한 시도”라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에 발표된 시국 선언문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포스터를 통해 권력의 남용에 맞선 시민의 저항과 민주주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시대 정신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직후 기획됐다. 1960년 4·19혁명 이후 65년 간 발표된 220여 건의 주요 시국선언을 아카이브한 뒤, 신진부터 유명 디자이너가 한자리에 모여 정리된 시국선언 중 단어와 문장을 선택해 포스터 등으로 제작하는 디자인 작업이 한 달여 이뤄졌다.
일상의 실천은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낸 시각적 발언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다시 정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참여 디자이너들의 공통된 동기였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이너의 시국 선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일상의 실천은 “우리는 불과 8년 전 탄핵을 겪었음에도,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는 혼란 속에 있다”며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에서 얻은 교훈이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사의 변곡점마다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낸 시국 선언문을 다시 소환하고, 이를 시각 언어로 재구성함으로써 오늘날 디자이너가 사회에 발언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한 결과물”이라며 “특정 정권의 파면을 넘어,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 가야 할 민주주의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는 작업물을 10일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순차적으로 게재할 계획이다. ‘#시대정신프로젝트’ ‘#시국선언포스터’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서 한 번에 볼 수 있다. 오는 24일에는 작품과 주요 역사적 사건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웹사이트(manifesto.ing)가 문을 연다.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도 열린다. 오는 2월24일부터 3월17일까지 서울 강남구 리얼레이션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 대관 및 전시물 제작에 필요한 비용은 AG 타이포그라피연구소(폰트 제공), SAA(실크스크린 포스터 인쇄), 리얼레이션 스페이스(전시 공간), 새로움아이(전시 시공), 안그라픽스(도록 출판), 퍼스트경일(도록 제작) 등 여러 기업 및 단체에서 후원했다.
참여 작가(가나다 순)
강인구, 강혜린, 권민호, 권준호, 김경선, 김경철, 김어진, 김영나, 김은지, 김의래, 김재영, 김태룡, 노도균, 로호타입, 리프트오프, 모임 별, 문장현, 민구홍 매뉴팩처링, 민동인, 박금준, 박민지, 박세희, 박유선, 박지은, 박채희, 석창희, 선데이, 스튜디오 힉, 스팍스에디션, 시멘트, 신명섭, 신지웅, 심우진, 안마노, 안병학, 안지효, 양나원, 양현호, 오이뮤, 오진경, 용세라, 유환준, 윤충근, 윤현학, 이도의, 이용제, 이철민, 이푸로니, 인더그래픽스, 임민재, 입자필드, 장기성, 전채리, 정재완, 정호숙, 조아영, 진달래&박우혁, 채병록, 채수진, 최경주, 최고야, 크리스로, 프론트도어, 함지은, 허민재, 황현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