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초록시민강좌 제1강]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의미는 '차이'에서 비롯된다"

2024-10-13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2024 초록시민강좌-자연이 내게로 왔다’의 첫 강의가 지난 10일 오후 7시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 글로리아홀에서 열렸다.

올해 초록시민강좌의 첫 출발은 철학적 통찰로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유쾌한 사상가,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강의로 시작됐다.

박 교수는 ‘<지금 여기>에서 사람답게 살기란?’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며 언어의 기원과 의미 형성의 문제를 탐구했다.

그는 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학 이론을 소개하며 “기호는 본질적으로 다른 기호와의 차이 속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인장'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며 그 단어의 의미를 사물 자체에서 찾으려 해도 필연적인 답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사라지기 쉬운, 휘발성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박 교수는 “언어의 의미는 '차이'에서 비롯된다”며 “'선인장'이라는 단어와 그 사물의 동일성이 다른 단어들과 비교될 때 비로소 의미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빔밥에 들어있는 시금치의 뜻을 알고 싶다면, 비빔밥 안에서 시금치가 다른 것들과 어떻게 다른가 그 차이에서 의미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삶의 의미도 차이에서 비롯된다”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각 개인의 차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 부부에게 “부부가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좋겠지만, 사실은 다르기 때문에 함께 살아야 할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20세기 이후, 의미는 차이의 세계이다. 차이가 의미이고, 희망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부관계에서도 서로의 촉각적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촉각은 모든 감각을 상회하는 기초 감각이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하나씩 무너지면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박 교수의 강연은 철학적 통찰과 유머로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청중들은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존재와 삶의 의미를 되짚는 그와 꾸준히 소통했다.

박 교수는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신뢰성과 공공성의 관계를 설명하며, 삶의 다양한 조직과 단체에서의 참여와 관계맺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과 친구 같은 친밀성이 높은 조직부터 시민사회단체와 같은 공공성이 강한 조직까지,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구용 #초록시민강좌

최동재 dongj0103@naver.com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