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결혼하면 살찐다더니?”…과학적 근거 있었다

2025-03-13

결혼, 남성의 비만 위험 3배 높여

“배우자와 함께 식사하는 횟수 늘어

외식 자주하며 칼로리 섭취 많아져”

결혼이 남성의 비만 위험을 3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폴란드에서 발표됐다. 반면, 여성의 비만 위험은 결혼 여부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심장학연구소 연구진은 평균 연령 50세인 남녀 2405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혼 남성의 비만 가능성은 미혼 남성보다 3.2배 높았다. 기혼 여성의 비만 위험은 미혼 여성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과체중 확률을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결혼 후 62% 증가한 반면, 여성은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사한 연구 결과는 중국에서도 나온 바 있다. 지난해 발표된 중국 연구에서는 결혼한 남성의 과체중 비율이 5.2%, 비만 비율이 2.5%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결혼 후 첫 5년 동안 칼로리 섭취가 증가하고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경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비만 위험 증가 요인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울증은 여성의 비만 위험을 두 배로 높이며, 건강 관련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여성은 비만 위험이 4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여성일수록 비만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은 남성의 비만 위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영국 비만건강연합의 캐서린 제너 이사는 “과체중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영국 바스대학교의 조안나 시르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자신의 2017년 연구와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의 BMI(체질량지수)는 결혼 후 증가하며, 이혼 직전과 직후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독신 남성이 건강관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기혼 남성은 이러한 동기가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혼 남성은 혼자 사는 남성보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영양 섭취가 풍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에 대한 또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영국 남성건강포럼의 컨설턴트 짐 폴라드는 “남성이 결혼 후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단순히 생활 습관 변화뿐만 아니라 긴 근무 시간, 스트레스,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 등의 요인 때문일 수 있다”며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남성은 심장병과 암으로 조기 사망할 위험이 여성보다 높으며, 체중 증가는 이러한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혼 남성은 배우자와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외식을 자주 하면서 칼로리 섭취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결혼 후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서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체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부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비만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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