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해 화학 물질이 인류와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의 수를 대폭 줄이고, 특히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물질은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 오염은 지구 환경과 인간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지만,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제조 과정에서 다양한 유독성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재활용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지역 및 국가 차원의 정책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섯 가지 정책 전략을 제안했다.
플라스틱 독성 저감을 위한 5대 정책 전략은 다음과 같다.
- 화학물질의 투명성 강화 –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을 명확하게 보고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유해 화학물질 규제 확대 – 특정 성분에 대한 개별 규제보다 그룹 단위의 포괄적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 화학물질 관리 체계 강화 – 철저한 모니터링, 테스트, 품질 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 폐기물 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
- 취약 계층 보호 –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 과정에서 노출되는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의 연구 책임자인 베타니 카니 알모스 박사는 "지금까지의 정책은 플라스틱의 재사용과 재활용에 집중됐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플라스틱 재활용이 안전한 방식이 되기 위해서는 제조 단계에서부터 유해 화학 물질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플라스틱에는 단량체, 폴리머, 가소제, 색소, 미생물 살균제 등 다양한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성분은 환경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 물질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규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네덜란드 바게닝겐 대학교의 트리디베쉬 데이 박사는 플라스틱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에게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플라스틱 제품이 폐기되기 전에도 유해 화학 물질이 서서히 배출될 수 있어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등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취약 계층이 다세대에 걸쳐 건강과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오염 물질 제거 네트워크(IPEN) 측은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플라스틱 수명 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개선이 필요하며, 특히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화학 물질의 사용을 우선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선 단순한 재활용 확대가 아닌, 생산 과정에서부터 유해 화학 물질 사용을 줄이고 안전한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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