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 서밋 재팬에서 일본 의료 분야에 소버린 AI(Sovereign AI) 역량 개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인구의 약 3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의료진 부족 문제 해결과 고품질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AI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내년까지 약 50만 명의 의료진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버린 AI는 일본 특유의 의료 데이터와 지역별 인프라를 활용해 환자 치료 및 의료 연구를 지원한다.
엔비디아는 일본 의료계를 위한 여러 도메인별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쿄-1 DGX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의 바이오네모(BioNeMo)·모나이(MONAI)·파라브릭스(Parabricks)·홀로스캔(Holoscan) 같은 플랫폼 기반으로, ‘신약 개발’, ‘의료 이미징’, ‘유전체학’, ‘의료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바이오네모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생체 분자 AI 모델 개발 플랫폼으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플랫폼은 단백질 구조 예측과 생체 분자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AI 도구를 포함한다. 특히 알파폴드2(AlphaFold2), 디피독(DiffDock), RF디퓨전(RFdiffusion) 같은 모델을 통해 생체 분자 데이터의 분석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MMSeqs2-GPU를 통합한 바이오네모의 NIM 마이크로서비스는 단백질 구조 예측 시간을 40분에서 8분으로 단축하며, 서울대학교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 대학교가 협력해 이 기술을 발전시켰다.
바이오네모는 일본 제약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아스텔라스 제약은 이 플랫폼을 통해 화학 분자 생성 속도가 30배 향상했고, 다이이찌산쿄, 오노약품공업 등 다른 주요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은 엔비디아 DGX AI 슈퍼컴퓨터와 H100 텐서 코어 GPU를 활용해 대규모 AI 모델 훈련 및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유전체학 분야에서는 도쿄대학교 인간 게놈 센터가 엔비디아 파라브릭스를 사용해 암 연구와 정밀 의료를 위한 데이터 분석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라프(Giraffe)를 활용해 일본 인구 특유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기술은 일본 의료 기기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CT 이미지를 3D 시뮬레이션으로 변환해 외과의가 수술을 효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엔비디아 DGX 시스템에서 개발되었으며, 의료 이미징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올림푸스는 엔비디아 젯슨 오린(Jetson Orin) 모듈과 NTT의 IOWN 네트워크를 활용해 클라우드 연결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고해상도 내시경 영상을 처리하고 AI를 통해 의사의 진단을 지원한다.
쇼와대학교 신경외과는 홀로스캔과 IGX 플랫폼을 사용해 수술용 내시경 비디오를 실시간 3D 영상으로 변환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종양과 주요 뇌 구조를 명확히 시각화해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AI 메디컬 서비스와 같은 일본의 AI 전문 기업들은 내시경 진단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위장암, 뇌출혈 같은 질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해부학적 구조를 인식해 의사가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고령화로 의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기술은 일본 의료계를 디지털화하고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건강 검진 센터 NURA를 통해 방사선량을 줄이고 검진 속도를 높이는 AI 기반 건강 검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 이미지의 요약 텍스트를 생성하는 대형 언어 모델도 도입하고 있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